'요즘 학교 어때요? 힘들죠?'에 답변하기 위한 '사회정서교육 연구기'
2025년 8월 3일
이제는 과목명도 잊었지만, 대학원을 다니면서 들었던 교육학 수업 중에 그 내용만큼은 잊히지 않는 수업이 또 있었다. 바로 전 세계의 교육제도에 대해 알아보는 수업이었다. 그 수업을 들은 지도 벌써 10년도 훨씬 지났는데, 그때만 해도 나는 우리나라 이외의 나라들의 교육에 대해서 알아볼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다. 특히 국어교육을 전공한 나로서는, 유학 휴직을 쓸 수 없는 유일한 교과이기도 한 전공의 특성상 국내에서만 고이고 또 고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내게 대학원 수업은 어쨌든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었다. 수업은 조별 발표 형태로 나라를 나누어 진행되었는데, 미국, 영국, 독일, 핀란드 등의 여러 나라의 발표를 들으며 그것으로나마 해외 교육의 견문을 넓힐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내가 맡은 나라는 프랑스였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교육이 제주도를 중심으로 정착되고 있기도 하지만, 그때는 '바칼로레아'라는 것이 널리 알려지기 전이었다. 프랑스의 '바칼로레아'는 간단히 말해서 우리나라의 수능 시험과 형태가 아주 정반대인 주관식 논술형 시험이다. 그래서 발표를 준비하는 중에, 세상에는 이런 시험도 대입시험으로 존재할 수 있고 그에 대해서 모든 국민들도 의견을 함께 한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던 기억이 난다. 어쩌면 이때 발표했던 내용이 나의 교육 철학으로 계속 남아서, 수년 뒤에 '과정중심평가'의 이름으로 프로젝트와 논술형 중심의 수행평가로만 100% 평가를 실시할 수 있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첫 해외여행이자 신혼여행도 프랑스였다.
하지만 그 수업은 해외 교육에 대해 공식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였다. 그 수업이 끝나자, 나는 다시 국어교육 전공자인 국어 교사로서 국어 수업을 준비하며, 해외로 눈을 돌릴 생각은 전혀 못하고 살았다. 그런데 김윤경 선생님의 책을 통해 사회정서교육의 측면에서 다시 해외 교육 여행을 시작해 볼 수 있었다. 게다가 이것이 더 반가운 이유는 대학원 수업에서도 전혀 겪어보지 못했던, 교육에 있어 낯설기만 한 '호주'의 사례를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호주는 사회정서학습을 국가 차원에서 실시하는 대표적인 나라다. 호주의 사회정서학습에서 특징적인 점은 비유Be you라는 국가 정신건강 관리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고, 이 시스템 안에 정신건강 문제 예방 및 대처 교육으로서 사회정서학습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중략) 구체적으로 비유는 교사들이 용이하게 실행할 수 있도록 지침과 절차를 안내하고, 전문 컨설팅을 지원하며, 구성 요소별로 다양한 프로그램 목록과 방법, 교수 학습 자료를 제공해 학교가 각자의 특성과 요구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편으로는 정신건강을 위한 전략들을 성찰하고 논의하며 경험을 축적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그래서 비유는 학교가 비유를 실행하는 데 자문을 할 수 있도록 온라인상에 포털 사이트를 구축하고 있다.'
호주의 이 좋은 시스템이 포털 사이트로 구축되어 있다고 하는 것을 보자마자, 난생처음 호주의 웹사이트를 접속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구글링을 통해 찾은 '비유'는 위의 사진과 같이 '403 Forbidden'을 띄워줄 뿐이었다. 오랜만에 야심 차게 시작한 온라인 해외 교육 탐방은 시작부터 무너졌다. 하지만, 이렇게 된 김에 이렇게 온라인으로라도 다른 나라의 교육 탐방을 꾸준히 해봐야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오히려 시작부터 실패하니, 더욱 간절한 마음이 든다고나 할까? 물론, 온라인이 아니라 오프라인으로 해외 교육 탐방을 하면 더욱 좋겠지만.
아, 이 브런치를 쓰는 동안(내가 브런치를 쓰는 이유 중에 또 하나의 이유를 확실히 알았다. 그것은 기억을 기록하다 보면 또 다른 기억들이 마치 고구마 덩어리들처럼 줄줄이 엮이어 나오기 때문이었다.) 해외 교육 탐방의 기억이 하나 또 났다. 아마도 생활교육이나 인성교육 관련한 교사 연수에서 강사가 보여준 자료였던 것 같은데, 프랑스의 공교육 현실을 생생하게 담은 '클래스'라는 영화의 일부를 보았던 기억이다. 이 영화에서 나오는 프랑스의 교실도, 교사가 교탁을 쿵쿵 치고는 대놓고 학생을 지목하며 꾸중을 해서야 겨우 주의 집중을 시킬 수 있는 분위기가 된다. 그리고는 이렇게 되기까지 15분이 걸렸다고 하면서 이 시간이 일 년 동안 모이면 얼마나 아깝냐는 식의 프랑스 교사의 말이 이어지는데, 뒤에 대사는 내가 평소에 하는 말과 거의 다르지 않았어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를 모를 정도였다.
그때는 그냥 보고 넘어갔지만, 이제는 언젠가 프랑스 교사와 와인 한 잔 하면서 교사로서 신세 한탄을 하는 날까지를 꿈꾸어 보게 된다. 그리고 어쨌든 이번 기회에 사회정서 해외여행을 어떻게든 시작해 보겠노라고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어 보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