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교 어때요? 힘들죠?'에 답변하기 위한 '사회정서교육 연구기'
2025년 7월 30일
오늘은 김윤경 선생님의 책을 읽다가, 조금 부끄러워진 이야기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인성교육종합계획이 실시되면서 사회정서학습에 토대를 둔 정책이나 프로그램들이 증가하였다. 예를 들어 서울시는 학교 차원의 긍정적 행동 지원(서울 PBS)을 사회정서학습과 연계하여 실시하고 있으며, (후략)'
서울시교육청의 이야기면 내 직장의 이야기인데, 나는 정말이지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단어가 '서울 PBS'였다. 그래서 부랴부랴 더 자세히 찾아보게 되었는데, 찾아보는 과정 중에서도 뭐가 분명 잘못되긴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 PBS'의 시작은 무려 2012년으로 거슬로 올라가고 있었고, 그 연원은 이런 소개글로 시작되고 있었다.
'서울특별시교육청 전국 최초 일반학교 긍정적 행동지원 개별지원팀 운영'
'최초'라는 것이 어쩐지 조금 쓸쓸하게 느껴졌다. 13년 동안 전혀 알려지지 않은 최초는 과연 어느 정도의 의미를 지니는 걸까? 그래도 오로지 나만 세상 물정 모르는 교사는 아니었던지, 최초로 서울 PBS가 운영된 지 10여 년이 지나서야 '긍정적 행동지원 실행자료 개발 및 유튜브 채널(Seoul PBS) 운영'이 시작되었다는 문구를 발견했다. 그래서 또 부랴부랴 찾아 들어가 보니, 82개의 동영상이 있는 채널 하나가 나왔다. 7개월 전까지는 활발하게 실행자료가 업로드되어 있었고, 마지막 영상은 4개월 전에 업로드된 2분 15초의 홍보 영상이 있는 채널이었다. 시간을 들여 여러 영상들을 훑어보니, 하나 같이 훌륭한 내용들을 담고 있는 영상이었다. 나는 몹시 까무룩 해졌다. 내가 미리 이곳을 알고 공부를 했다면, 올해 초에 벌어진 일들에 대해서 조금은 다른 결론을 얻을 수 있었을까?
사실 올해는 교사 생활 최초로 학생에게 직접 욕설을 들은 해였다.
자세한 이야기는 아직 적지 못하겠다. 채 정리가 되지 않았으니까. 다만, 한 학생과 관련하여 심각한 일이 이어지고 그 정도가 더욱 심해지는 가운데, 나는 그 학생의 담임교사로서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무도 '사회정서교육'이나 '서울 PBS'를 일러준 일이 없었다는 것은 밝힐 수 있겠다.
그런 가운데 '서울 PBS'에 대한 가장 최근의 뉴스는 나를 또 다른 지점에서 부끄럽게 만들었다. 자폐성 장애의 엄마이자 작가가 한겨레 신문에 기고한 기사의 제목은 이것이었다.
주요 내용은 이랬다. 서울 PBS 플랫폼이 구축되어 학생이 행동 문제를 보일 때마다, 교사가 쉽고 빠르게 클릭해 가면서 정보를 축적할 수 있다는 이야기. 그러나 그 기록의 유형이 문제 행동에만 국한되어 있어서, 특히 장애 학생에게는 낙인 기록장으로 전락하여 학생의 행동 문제 이면의 잠재력을 살피고 이를 키워줄 수는 없는 것에 한숨이 푹푹 나온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오늘에서야 서울 PBS라는 것을 서울 PBS가 아닌 것으로부터 처음 알게 되었고, 곧이어 서울 PBS의 플랫폼 서비스가 장애 낙인 기록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도 오늘 처음 알게 되었다.
그럼 나는 이제 어째야 하나.
확실히 이런 일련의 과정을 묵묵히 견디며 교육적으로 연구하고 실천하는 것을 통해 사회정서적으로 훨씬 더 나은 학교를 만들어 가는 것이 나만 어려운 것은 아닌지, 학교는 '서울 PBS'에 대한 정착의 분위기보다는 학기 초부터 '제발 쟤만 우리 반이 안 되게 해 주소서'와 같은 기복적 분위기가 더욱 만연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