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기(26)_지금 이 순간

'요즘 학교 어때요? 힘들죠?'에 답변하기 위한 '사회정서교육 연구기'

by 최순돌

2025년 8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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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사회정서교육 연구와 관련하여 조금은 특별한 시간을 가졌기에 이를 소개한다. 오랜만에 함께 사회정서교육을 공부하는 연구팀들을 만나, 지음심리상담연구소의 조은영 선생님을 모시고 '알아차림을 통한 마음챙김 명상'을 공부하였다.


여러 가지를 배웠지만 모두 다 옮기기에는 한계가 있기에 앞으로 차차 밝혀가기로 하고, 그래도 그중 가장 핵심이 되는 한 가지를 밝히라면 역시 '알아차림'이었다. 알아차림이 무엇일까?


알아차림은 사실 별 다른 것 없이, 말 그대로 알아차리는 것에 불과한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지금이 8월 13일 오후 9시 39분임을 알아차렸기 때문에, 이렇게 바쁜 와중에 하루를 마무리하며 브런치 스토리를 쓸 수 있었다. 지금 이 시각 전에 바쁜 일이 있었다는 것은 오늘 9시 이전에 알아차려야 했을 그때 그 순간이었으니 나중에 참고할 또 다른 삶의 일부일 뿐, 그것으로 오늘 하루를 피곤이라는 감정으로 모두 채울 필요는 없는 것이었다. 만약 내가 지금 이 순간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개학을 며칠 앞둔 우울한 상황으로만 생각한다든지, 오늘 피곤한 일도 있었으니까 남은 저녁은 그냥 누워서 쉬어야 하는 시간으로 잘못 알아차렸다면 오늘 브런치 스토리는 결국 완성되지 못했겠지. 이게 알아차림의 힘이다. 혹시 부정적인 상황이 있었다면 그것을 토막냄으로써 계속 이어지지 않게 돕는 것이 알아차림이고, 혹시 긍정적인 상황이 었었다면 그것을 놓치지 않게 잘 캐내어 언제든지 다시 만날 수 있는 것이 알아차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조은영 선생님은 알아차림에서 '-ㅁ'의 현재형에 주목하며, '지금, 여기'에 주목할 것을 힘주어 말씀하셨다. 그리고 그 알아차림을 기능적으로 연습하여 삶에서 실천할 수 있다면,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더 편안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하셨다. 만일 '화'가 나는 상황도 분석을 해보면 '자극-흥분-폭발'의 단계로 나눌 수 있기에, 적어도 폭발 이전의 단계에서 알아차림을 적용한다면 화를 내고 나서 후회할 일은 적어진다는 것이다.


우리는 알아차림에 대한 이해의 시간에 이어서, 조은영 선생님의 주도로 꽤나 긴 명상을 함으로써 '지금, 여기, 나'를 알아차리는 시간을 가졌다. 마음챙김 명상을 오래도록 실천하시는 분답게, 명상에 참여하는 우리들에게도 배움의 시간을 너머 직접 자기 자신을 알아차릴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하지만 이런 소중한 시간도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래서 조은영 선생님께서는 '알아차림 대화법'의 이름으로 마치 숙제를 내주듯이 앞으로도 꾸준히 알아차림의 형식으로 대화해 볼 것을 권유해 주셨다.


이윽고 우리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아주 사소한 것들까지 알아차려 주었다. 어떤 선생님의 가방이 그물 형태로 되어 있어서 큰 자료집을 넣으면 가방이 늘어질 수 있음을 알아차리고, 오후 1시까지 잔 선생님의 볼에서 아직 회복되지 않은 눌린 자국을 보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눈물이 많은 선생님을 알아차리고, 그 선생님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을 알아차리기도 했다. 그 알아차림을 전하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많은 선생님은 다시 또 눈물이 맺히는 것을 우리에게 알아차리게 했지만, 더불어 입가에는 옅은 미소도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우리는 친한가. 우리는 좋은 사이인가. 우리는 오래갈 것인가. 우리에게는 어떤 일이 생길까.

우리는 사랑하는가.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서로를 알아차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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