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 현명하게 지혜 한 스푼
세탁기를 돌리려다가 빨래 먼지망에 잔뜩 채워져 있는 한 움큼의 먼지 덩어리들을 발견했다. 빨래를 할 때마다 확인을 하지 않아서 잠시 소홀히 하면 이렇게 큰 덩어리로 뭉쳐진 먼지를 만난다. 더러워진 옷 등의 세탁물들을 윙윙 돌리고 나면 깨끗하고 뽀송뽀송해진 옷가지들로 탈바꿈을 한다.
씻어 내리는 물에 더러움이 모두 씻겨 내려진 것 같았는데 먼지 거름망에 못다 씻어 낸 잔재가 남아 있다. 언제 이만큼 쌓였지, 라고 혼잣말을 중얼거리면서 먼지망을 뒤집어 남김없이 먼지를 털어냈다.
그러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세탁기의 먼지망처럼 우리 마음에도 같은 것이 있는 것은 아닐까. 사회생활, 학교생활, 인간관계, 가족관계, 연인관계 등 살아가면서 발생하는 각종 스트레스로부터 우리는 자신만의 방법들로 방어하고, 풀어내고, 해소를 하면서 마음과 감정을 깨끗이 비어내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남아 있는 찌꺼기들이 나도 모르게 조금씩 쌓여가고 있다.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마음과 감정의 먼지망도 가끔씩 돌보면서 깨끗하게 털어내 줘야겠다. 마음에 얼룩이 지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