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온 수십 년의 세월 동안 딱 요 2-4개월을 배 나오는 걸 걱정하고 있다.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다. 평생을 깡마른 몸으로 살아온 내가 요즈음에 배 나오는 걸 걱정한다. 매일 근력 운동을 지속하는지라 얼마의 체중도 늘고 하긴 했다. 그러다 보니 먹는 양이 문제인지, 뭐 때문인지 배가 나온다. 이게 몸이 좋은 사람들이 나오는 배하고 다르다. 제일 먼저 불편하다. 배가 나와 본 적이 없는데 배가 나오니 여러 가지로 불편하다.
최근에 복부 운동 횟수를 늘려 잡았다. 배가 나오니 결국 운동으로 해결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최근 미세근육 운동에 재미가 들려서 아주 세세한 운동들을 시작했는데, 배가 나오니 복부의 경우엔 미세근육을 신경 쓸 여유가 없다.
예전에 사춘기 즈음엔 내가 배라도 나와서 체중이라도 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너무 말라서 - 지금도 마르긴 했으나, 몇 년 전에 비하면 양반이다. - 몸에 살이라곤 없었는데, 이제는 근육 외 쓸데없는 살이 붙어서 걱정이 된다.
아내는 최근 나에게 뭔가를 먹지 말라는 말이 많아지고, 밥 먹고 나서 앉아 있지 말라는 말을 자주 한다. 이런 말들을 하면서 정말 나 하고 결혼해서 평생 이런 말을 이렇게 많이 하기는 처음이라면서 웃는다.
그런데, 그 불편함을 겪는 와중에 그래도 재미있다. 내 배를 가지고 아내와 티격태격한다. 이도 소소한 재미이다.
나는 분명 이를 해결할 것이다. 운동이 되었건 뭐가 되었건 나는 해결해 갈 것임을 스스로가 안다. 기왕에 해결해야 해서 나는 복근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