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by 반향

“여보세요?” 수화기 너머로 네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안녕하세요. 저 이지훈이에요. 시험 끝나서 전화드렸어요.”

“진짜 금방 끝나셨네요?” 네가 웃으며 말했다.



“네, 다 씻으셨어요?” 나도 웃으며 말했다.

“다 씻었어요. 어디쯤이세요?”

“저 예술관이에요. 아직 기숙사예요?”

“네, 기숙사예요. 금방 나갈게요.”




사실 이미 기숙사로 향하고 있었다. 시험 기간이라 그런지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버스 정류장에는 사람들이 잔뜩 줄을 서 있었다. 평소라면 나도 저들 사이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정류장을 지나 기숙사로 가는 샛길로 들어선다. 몇 번 와본 적은 있지만 여전히 낯선 길이다.



“천천히 나와요, 좀 걸릴 것 같아요.”

“음.. 어디서 만날까요?”

“제가 기숙사 로비로 갈게요.”

"네네, 저도 금방 내려갈게요."




전화를 끊고 얼마 되지 않아 기숙사에 도착했다. 로비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한다. 언젠가 한 번쯤 여기에 앉아보고 싶었지만 그럴 이유가 없어서 그러지 못했다. 앉아서 엘리베이터를 바라본다. 내리자마자 눈이 마주치면 부담스러워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한다. 시간은 아직 1시 10분밖에 되지 않았다. 전화를 언제 끊었지? 무슨 말을 하지? 따위의 생각을 하고 있던 중, 내 시선 끄트머리에 운동화를 신은 자그마한 발이 들어왔다.

이전 11화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