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참 아담했고, 그 또한 좋았다. 보통의 키인 나보다 머리 하나가 작은 너와 나란히 서서 걸었다. 나는 차마 너를 바라보지 못하고 앞만 보며 걸었다. 너는 어떤 표정으로, 무슨 생각을 하며 걷고 있을까.
“어디로 갈까요?”
“학교 앞이 낫지 않을까요? 학교 안에 먹을 만한 게 없잖아요.”
“뭐 좋아해요? 먹고 싶은 거 있어요?”
용기를 내어 널 보았다. 우연히 눈이 마주치자 넌 웃으며 말한다.
“저는 크게 가리는 거 없어요! 먹고 싶은 거 없어요?”
“학교 앞에서 밥 먹을 일이 없어서... 뭐가 있는지도 잘 몰라요.”
대답하며 황급히 고개를 돌렸지만 너의 얼굴이 아른거렸다.
“음...그럼 햄버거나 먹을까요? 햄버거 좋아해요?” 네가 물었다.
“좋아하죠, 햄버거 먹으러 가요.”
어제도 햄버거를 먹었지만 너와 함께라면 뭐든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캠퍼스를 걸어 학교 정문으로 향했다. 가는 동안 이야기를 하며 일부러 너를 보았고, 그중 몇 번은 눈이 마주쳤다. 나는 훗날 그때 너를 조금 더 봐둘 걸 하는 후회를 했었다.
평소에는 멀게만 느껴지던 정문을 어느 틈엔가 지나 학교를 나왔다. 날씨가 좀 더웠지만 이대로 좀 더 걸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시험이 끝나고 다들 집으로 돌아가서인지 학교 앞은 사람이 별로 없었다. 우리는 그 거리를 걸어 한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게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