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완벽한 조직문화를 가진 기업은 없다. 겉으로 번지르르한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다 자랑하는 기업들도 내부에 근무하는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속은 문드러져 가고 있는 경우도 많다. 조직문화 담당자로 일하다 보면, 우리 회사보다 다른 회사들의 조직문화가 더 좋아보여 낙심하는 경험을 하게 될 수도 있다. 무언가를 시도하려는 과정에서 현실적인 난관에 부딪혀 옴싹달싹 못하는 경우에 처할 수도 있다.
하지만 멈추지 않았으면 한다. 여러분은 구성원에게 긍정경험을 제공하는 최후의 보루다. '조직문화'라는 단어를 누구나 쉽게 이야기할 수 있지만, 여러분만큼 공부하고, 고민하고, 실행하는 사람은 없다. 여러분이 있어서 여러분 회사의 조직문화는 오늘도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다.
나는 운이 좋게도 입사 후, 좋은 리더와 함께 일할 기회가 많았다. 여러 리더십 강의에서 말하는 훌륭한 리더의 덕목들을 그분들은 이미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진심으로 존경하는 리더분들이지만, 그분들 역시 완전무결한 사람들은 아니었다.
리더가 가끔 겪는 것 중, '가면 증후군(impostor syndrome)'이라는 것이 있다. '자신의 성공을 노력이 아닌 운의 영역으로 돌리고 자신의 실력이 드러나는 것을 꺼리는 심리'를 말하는데, 다시 말해 충분히 리더의 자격이 있기에 그 자리에 올라 있으면서도 스스로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여러분은 이미 수많은 검증을 통해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는 인정을 받은 사람들이다. 위축되어 있을 필요 없다. 여러분의 자신감과 역동성이 회사와 구성원의 긍정경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잊지 말고 나아가자.
많은 구성원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회사의 조직문화가 좋다 나쁘다를 이야기할 때 항상 수동적인 개념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회사가 조직문화에 관심이 없어.' '회사가 이런 것들을 잘해줘야지', '리더가 역할을 제대로 해줘야 조직문화가 좋아질텐데' 등과 같이 회사나 리더를 향해 무언가 베풀어주기만을 바라며, 그저 그들의 실행으로 조직문화가 더 나아지길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앞서 '일의 의미'와 관련한 글에서 소개한 엘리자베스 샤멧이 표현한 내용처럼, 외부의 누군가가 나를 구조해주길 기다리고 있다. 물론 회사의 정책과 방침, 리더의 방향과 일하는 방식 등은 조직문화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친다. 실질적으로 그 영향의 비중이 높다는 것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다만, 좋은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선 구성원들의 긍정적인 사고와 능동적인 행동 역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능동적인 변화의 의지는 회사를 위한, 또는 조직문화를 위한 것만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는 삶의 태도이기도 하다. 매사에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은 자신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며,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친다. 그의 동료들 역시 그의 성장을 돕거나 지지하고, 그로부터 받은 선한 영향력으로 변화에 동참하고 또 다른 동료들에게 확산시킨다. 상호간의 '긍정경험'을 교류하는 시너지로 인해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난다. 회사나 조직문화에서 뿐 아니라, 나와 동료의 삶에 있어서도 그렇다. 누군가 여러분을 구조해주길 기다리고 있기보다 먼저 손을 내밀어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