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바람에 흔들리는 기분은 더 이상 노! 이젠 내 마음을 존중해 줘-
작년 어느 순간부터,
스스로에게 밀어붙이던(?) 마법의 문장이 하나 있다.
바로 "그러거나 말거나."
이 문장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생각보다 꽤나 유용하다. 특히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쉽게 당황하는 나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영어 생활자로 살아가며, 종종 대화가 어려울 때나 상대방의 뉘앙스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할 때, 혹은 문화적 차이로 인해 의사소통이 어긋날 때, 나는 종종 모든 것을 내 탓으로 돌렸다. 상대방의 실수에도 "내가 영어를 못해서 그런가?" 하고 스스로를 탓하곤 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이런 습관적인 태도는 가짜 겸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모든 문제를 나의 책임으로 떠안는 습관은 결국 자존감을 갉아먹는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사과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도 "미안해." "내 잘못이야."라는 말을 습관적으로 내뱉었다.
어쩌면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고 싶다는 평화주의적인 태도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늘 따라붙어서였다.
그러나 결국 이 태도가 나를 지치게 만들었다. 스스로를 보호하지 못했다는 후회가 오히려 날 더욱 아프게 했다. 때로는 내가 정당하게 내 입장을 주장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쉽게 그러지 못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러거나 말거나"라는 말을 떠올리게 되었다. 상대가 불쾌한 태도를 취하든 말든, 상황이 심각해지든 말든, 나는 모든 상황을 내 손으로 통제할 수도 없고, 전적으로 해결해야 할 의무가 없다.이문장은 나의 습관적인 불안과 불필요한 자책과 죄책감을 잠재우는 데 몹시도 효과적이었다.
그렇게 냉소적일 필요까지야 없겠지만, 이 태도를 통해 내 마음 한켠에 또렷한 여유의 폭이 점점 자리 잡아갔다. 더 이상 나를 갉아먹지 않기로 했다.
나를 지키는 방법이자, 내 마음을 되찾는 주문과도
같은 문장이 되었다.
거슬리는 상황이나 관계 속에서도
가끔 이렇게 주문을 걸어본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렇게 생각하면 속을 삭혀가며-
세상 심각하게 화낼 일도 별로 없다.
누군가 자기 방식대로의 자유를 표현했듯,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은 하되,
나는 나대로! 나의 모습대로 살아가면 되는 거니까!
”그래, 당신은 그렇게 하도록 해 “ 라며-
남들의 말과 행동에 휘둘리지 않고,
내가 원하는 페이스대로
살아가는 것이 너무도 필요하다.
유튜브에서 책 소개를 보다가 "LET THEM"이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나와 결이 맞을 것 같아 영어 도서관(Libby)에서 대여해 보았다. 이제 막 읽기 시작했지만,
스스로에게 해주었던 말들과 저자가 느낀 지점이 겹치는 부분이 많아 꽤 흥미로워 소개하고 싶다. 책에서는 우리가 타인의 선택을 통제할 수 없으며, 그들이 어떻게 행동하든 결국 그 자신이 감당해야 할 문제라고 말한다. 그 부분에서 격한! 공감을 느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을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가장 현명한 태도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최근에 한 가지 나의 마법이 성공 경험이 있다.
줌 미팅 중, 내 의견이 가볍게 무시되는 순간이 있었다예전 같았으면 ‘내가 뭘 잘못 말했나?’ 고민하며 자책했겠지만, 이번에는 곧장 “그러거나 말거나”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분명하고 단호한 태도로 내 의견을 전달했다. 신기한 건- 내가 나를 정확히 대변하고 보호하는 입장으로 살아가는 것을 보며- 내 스스로 성장을 느낀다는 것이다. 참 별거 아닌 일상 이야기가, 나에게는 실은 좀 큰 변화다.
더 이상 타인의 태도에 눈치 보지 않고!
쉽게 흔들리지 않기로 했다.
그건 좀 억울한 일이란 생각이 들어서다.
왜 나의 소중한 하루가 누군가로 인해
망가져야 하는가.
이전에는 왜 그렇게 작고 사소한 일들에 마음이 흩날리고 무겁고 어려웠는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젠 조금 단단하게 붙잡고 살아보고자 한다. 바람이 불면 잠시 흔들릴 수야 있겠지만, 이제는 숨을 먼저고르고-
나에게 말한다.
괜찮다고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나의 마음을 지켜내라고... 일상의 끝없는 선택지 앞에서, 나도 우리 모두,
매 순간 스스로를 잘 존중해 내며
마음 지켜내길 바라본다!
그러거나 말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