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기쁘게 하루를 시작하기.
기다리고 기다리던 금요일이다.
아직 감기 바이러스가 목과 코를 괴롭히고 있지만,
마음만큼은 이토록 가볍다.
나는 왜 이리 금요일을 기다렸을까.
이번 주는 나름 바쁘게 보냈다.
어제는 중국 시차에 맞춰 밤 9시부터 자정이 넘도록 미팅을 하고 집에 돌아왔고, 오늘 아침은 분명 느긋하게 시작해 보려 했지만 새벽에 일어나 남편의 디저트 도시락을 준비했다. 남편이 도시락은 사 먹겠다고 말해 주었기에, 과일만 간단히 씻고 커피만 챙겨 보냈다.그래도 마음이 이렇게 한갓지게 가볍다.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
이 자체가 진정한 기쁨을 주는 일이다.
먼지처럼 사라질 오늘, 바람 불면 흔적도 없이 날아가 버릴 하루이기에 더더욱 가벼운 마음으로 오늘을 즐겁게 살아보기로 했다. 평소 아침은 인풋을 위한 시간으로, 재택근무나 영어 수업을 위해 쓰지만 오늘은 오롯이 아웃풋을 내보려 한다. 아침 시간이 아웃풋을 위한 생산적 시간이라는 어느 유튜버의 조언이 떠올랐다.
유명한 천재들, 베토벤이나 차이콥스키도 아침엔 아웃풋을, 오후엔 인풋을 통해 내면의 시간을 채웠다고 하니 왠지 설득당한 기분이다. ㅎㅎ
그리하여 작정하고 오늘만큼은!
지금 브런치를 쓰기 위해 자리에 앉았다.
여전히 글을 쓰는 일이 쉽진 않지만, 이렇게 자판을 두드릴 수 있는 여유가 감사할 따름이다.
시간에 끌려 다니지 않고 내가 내 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 이보다 근사한 사치가 또 있을까?
오늘은 이 사치를 맘껏 누려볼 생각이다.
우선 좋아하는 크로와상을 오븐에 넣고,
집안에 가득 퍼지는 빵 냄새를 실컷 맡으며 기분 좋은 아침을 시작했다. 평소엔 공복으로 아침을 보내지만, 오늘은 빵과 커피를 곁들이며 8시부터 성경책을 읽어보았다. 큐티 타임은 나의 영적 나태함을 일깨워 주며,지난 날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나를 다잡게 해 준다.
영적으로도, 지적으로도 깨어 있는 오늘이 되길 진심으로 바라본다.
핑크빛으로 물든 하늘과 단풍구경을 실컷 할 수 있는
오늘, 시작부터 참 맘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