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길을 걷다가, 머릿속에 떠도는 생각들
낯선 길 목 위에
첫발을 내디뎌본다.
새벽녘 겨울의 숲에서,
고요함을 누리고 싶어
바람을 거쳐 이 길을
정처 없이 터벅- 터벅-
나무가 날 기다렸는지,
바람은 어디에서 불어온 건지,
이 강물은 어디로 흘러가는지,
이파리는 어느 바람에 얼마나
흔들리는지,
내 생각의 끝은 어디로 닿을지,
그리고-
내 삶은 어디로 흘러 변해갈지.
내가 잃어버릴지도 모를 것들과,
끝내 붙잡고 지켜낼 건 무언지.
우리 모두 결코,
나조차 알 수 없는 이야기들 속에서
나는 그저 어제도 오늘도,
아마 내일도
터벅 터벅 걸을테지.
나로서
결코
알 수 없는 것을
끝내 알 수 없다는 사실만이
그저 자유로운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