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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가 사라지면

존디어와 트럼프

by 도시관측소 Mar 31. 2025

Written by 김세훈



앞에서 유사성, 상보성, 시너지 효과가 일자리를 서로 모이게 하는 힘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지역이 긍정적 클러스터 효과를 누리는 것은 아닙니다. 한데 모여 있음에도 시너지가 없거나, 과다 경쟁으로 인해 ‘마이너스(-) 클러스터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일부 골목상권이 대표적입니다. 상권의 쇠퇴는 소비 침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소상공인 일자리 기반의 붕괴이자 건물주 임대 소득 급감의 원인입니다. 


“대한민국 골목은 자영업자의 무덤”이라는 말처럼 불황이 길어지면서 상당수의 가게가 연이어 폐업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소자본 자영업에 뛰어드는 사람이 많아 가게 수는 늘어납니다. 정작 소비는 줄어 매출이 여러 가게로 분산되니 업체당 매출은 더욱 감소하고, 임금 지급이 어려워진 업체들은 고용을 줄이거나 더 저렴한 원재료를 찾습니다. 맛과 서비스 품질이 떨어지니 결국 상권은 쇠퇴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이죠. 


또 다른 문제는 경제 위기가 닥칠 때 나타나는 대량 해고 사례입니다.  2020년 코로나19 시기에 디즈니(Disney)는 테마파크 부문에서만 약 2만 8천 명을 해고했고, 2024년 8월 인텔(Intel) 역시 경영난을 이유로 1만 5천 명 감축을 선언했습니다. 이런 대기업이 구조조정을 시작하면, 그 주변에서 연쇄적으로 형성됐던 가치사슬과 일자리 또한 빠르게 붕괴됩니다.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은 근로자를 해고하고, 사옥과 계열사를 매각해 자금 흐름을 원활하게 합니다. 때로는 업무나 생산시설의 임차 계약을 조기 종료하여 지출을 줄이죠. 그러면 이들과 얽혀 있던 관련 일자리와 가치사슬도 연쇄적으로 무너져버립니다.


이런 상황이 기업과 정부 간 신경전으로 번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미국 농기계 분야의 테슬라로 불리는 존디어(John Deere)가 그런 예입니다. 이 회사의 CEO는 최근 일리노이와 아이오와 공장을 폐쇄하고 대부분의 제조시설을 멕시코로 옮기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미국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었고, 대규모 해고가 현실로 다가오자 당시 트럼프 당선인은 이를 간과하지 않았습니다. 존디어가 멕시코로 공장을 이전한다면 미국에서 판매하는 모든 농기계에 대해 200퍼센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하며 강하게 맞선 것이죠. 정말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전가의 보도로 활용합니다. 입지 변화를 통해 비용 절감을 노리는 기업과 일자리를 지키려는 슈퍼 정치인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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