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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도나무 Jun 29. 2024

'상생'을 위한 업무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금융 전문가1

전문가 인터뷰 시리즈 6호_김선희 금융 전문가

금융권에서 일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지,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오늘은 지난 시간 동안 ‘고점에서 저점을 오가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았다’는 김선희 금융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려 합니다.


Q: 안녕하세요, 전문가님! 인터뷰를 위해서 이렇게 소중한 주말 시간을 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A: 저도 인터뷰 진행에 감사해요! 덕분에 근무했던 지난 시간들을, 제가 걸어온 길들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Q: 다행이네요! 전문가님께서는 금융권 고객센터, 지점, 지원팀, 장기 UW(언더라이팅) 센터, 전략영업지원파트에서 근무하시면서 고객관리, 심사, 손해율 분석 등 영업이익과 직결되는 업무들을 맡아오셨습니다. 이러한 용어들이 꽤 생소하여 저도 인터뷰 전에 공부를 좀 해야 했답니다.


그렇다면, 20여 년 넘게 해오고 계신 현재의 ‘일'은 현재 어떤 의미로 다가오시나요?


A: 95년도에 입사했고 세어보니.. 올해로 29년 차, 내년이면 딱 30년이네요! 금융권에 입사하면서, 처음 느꼈던 것은 돈을 버는 것, 이윤을 추구하고 창출하는 것 자체에 대한 고민이랄까, 딜레마였어요. 보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사람’이 ‘자산’ 활용한 이익을 내는 데에 사용되는 느낌이랄까요? 이윤(성과) 극대화를 추구하는 당시의 사회문화로 인한 것도 있었고요.


지금은 어느덧 강산이 3번 바뀔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서, 저도 사회적 인식도 변한 것 같아요. 그래서 현재 저에게 일은, 동료들을 생각할 때면 더욱 그러한데,  ‘그 자리에서 본인의 소임을 다하는 각각의 1인'을 통해 선한 영향력이 흘러가는 통로라고 할 수 있겠어요.

출근해서 매일의 업무를 해내는 수천 명의 직원들, 그 한 명 한 명의 소중함, 함께하는 가족들과 또 이들이 ‘선하게' 대할 많은 사람들까지 생각하게 되면 ‘일'이란 것이 참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Q: 기업 이윤을 창출하는 ‘역할을 위한’ 존재였던 개인이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역할을 해내는’ 존재로서 인식되는 부분이군요.


A: 그래서, 이런 생각을 미리 했더라면, 이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들어요. 역할을 하는 존재,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존재로서 직원들을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가 하는데에 좀 더 집중했더라면 좋았겠다는 그런 생각이요.

각자가 있는 곳에서 흘려보내는 선한 영향력이 고마워요

Q: 그렇다면 이런 부분이 사회공헌이나 지속가능경영을 추구하는 요즘의 사회적 분위기와도 관련이 있을까요?


A: 맞아요. 요즘에는 고객님들도 본인의 (위탁) 자산을 회사가 어떻게 사회에 환원하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으신데, 이 부분은 대외적으로 드러나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외에도, 실제로 어떻게 고객의 편의를 위해 회사가 투자하고 있는지에 대한 일종의 관심도 포함된다고 할 수 있어요. 예를 들면, 고객들이 보험금 청구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한다든가, 사용하는 앱의 편의성을 고려하여 인터페이스를 개선한다든가 하는 부분들, 고객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것이 어떤 것인가.. 하는 부분들도 포함되겠습니다.


Q: 기업의 사회적인 기여뿐 아니라, 고객 1인을 소중하게 대하는 선한 영향력에 대한 인식(awareness)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군요.


그렇게 사회의 인식이 변화되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맡아오셨던 일들, 그리고 지금 팀원들께서 담당하고 계신 업무들에 대해 좀 더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먼저, UW (언더라이팅) 센터 업무를 설명하자면, 보험가입을 청약한 고객들을 당사가 승낙했을 때 생길 손익을 예측하여 승낙과 거절을 결정하는 부서인데요, 직원의 역량과 경력에 따라 검토해야 할 내용과 대상이 달라집니다. 3차에 걸쳐 심사를 받아볼 수 있어요.


제가 질문 하나 드릴까요? 1건의 사안에 대한 심사에 최대 60문항을 점검하는데, 1차 심사를 진행할 때 평균 얼마가 걸릴 것 같으세요?


Q: 적어도 몇 분은 걸리지 않을까요?... 1분이요?


A: 약 50초입니다.


Q: 50초라면 한 문항에 1초도 할애할 수 없다는 계산이 나오는데요..!


A: 네, 그만큼 업무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과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회사는 경험 있는 직원을 신뢰하고, 또 직원의 퍼포먼스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집니다. 이러한 지원 없이는 업무를 할 수가 없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한 분야에 ‘초집중' 해서 제한된 시간 내에 업무를 해내야 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간호사, 의사와 같은 전문성을 가진 경력자를 우대합니다. 업무에 전문지식이 필수이거든요.


Q: 그렇군요. 생각만 해도 엄청 긴장되는데요?


A: 일례로요, 제가 해당 부서에 처음 왔을 때,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을 수 있을 것만 같은 ‘집중된 고요함'에 제 물건이 담긴 박스를 열기도 조심스러웠답니다. 두두둑-! 둔탁한 박스테이프 뜯는 소리가 나는 것이 어찌나 미안하던지..


Q: 실수 없이 업무를 처리하기 위한 압박감이 사무실에 가득한 그 느낌이 생생하게 전해지는 스토리네요. 그렇다면, 이번엔 고객센터 업무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A: 고객센터의 분위기는 완전히 반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우선 고객님들이 직접 찾아오시는 ‘오픈'된 장소라는 점! 일반적으로 전화로 진행되는 콜센터와는 구분되고요, 그러다 보니, 고객님들의 다양한 요구와 예측불가 상황에도 노련하게 대처할 수 있는 소통능력이 중요하죠.

여러 사안에 대한 넓은 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면에서, 민첩한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라고 할 수 있겠네요.


Q: 앞서 말씀하신 UW(언더라이팅) 센터와는 완전 결이 다른 업무환경이네요.


A: 네, 이런 극명한 근무환경과 업무 특성의 변화로 인해, 저는 새로운 부서로 발령을 받을 때마다 늘 ‘신입‘ 되는 느낌이었어요.

롤러코스터를 타고 저 꼭대기에 올라갔다가 다시 바닥으로 순식간에 내려오는 그 느낌이요!


피할 수 없었기에
해낼 수 있었어요

처음에는 이런 변화들이 무척 두려웠는데, 돌아보니 제게 선택권이 있었다면, 오히려 해낼 수 없었을 것이라 생각해요. 싫어하는 것도 피하지 않게 만든 근무 환경 덕분에 해낼 수 있었던 것이 많았다는 생각도 드네요.


Q; 피할 수 없었기에 해낼 수 있었다는 말이 마음에 남는군요. 이렇게 끊임없이 움직이는 역동적인 회사생활을 어느덧 29년 동안 해 오셨는데,

만약 입사 초년생인 나에게 지금의 내가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A: 이 질문, 사전 질문지를 받았을 때 좋다고 생각했어요!^^  입사 초년생인 나에게 지금의 내가 해주는 말이라…


돌아보니, 정답이 아니라고 여겨지거나 정답을 모르겠는 길은 가지 않으려고 했던 것 같아서 아쉬워요. 정답을 찾기 위해서, 또 잘하고 싶어서 늘 불안, 초조해하면서 애썼던 모습이 안쓰러운 부분도 있고. 그래서 “넌 잘해, 충분히 잘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지금의 청년들, 신입들, 이 길이 내게 맞는 길일까, 해 봐도 될까 고민하는 친구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것이 있어요. 다 맞다고. 해 봐도 된다고.

경험은 적금과 같다고 말이죠. (틀릴까봐) 무서워하지 않아도 되고, 낭비되는 것도 아니라고.

그리고, 시간은 촉박하지 않고, 충분하다고.


Q: '다 맞다'는 말씀이 용기를 주는 격려로 다가오네요. ^^


그렇다면, 전문가님께서는 어떤 것을 앞으로 해 보고 싶으신가요?


A: 저는 앞으로 말이죠…


* 롤러코스터의 비유 때문이었을까요?

작가에게는 폭포 아래 연못에서 하늘로 용이 솟구치는 모습이, 유유자적 구름들 사이로 여의주를 물고 긴 몸을 구불텅대며 동에서 서로 자유롭게 오가는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올해가 청룡의 해여서 그랬는지도, 예전에 타본 청룡열차가 떠오른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고점도 저점도 360도 빠른 회전도

 ‘다 맞는' 업무의 롤러코스터를 타며 상생을 위한 길을 걷고 있는 김선희 금융 전문가의 이야기는 2부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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