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에서 봉긋- 하고 떠오른 엄마

상파울루, 브라질

by 팡동이



브라질을 잘 몰랐을 때 -

그러니까 상파울루가 브라질의 수도라 착각하고 살았을 때.


나는 내가 스물한 살인 게 슬펐다.


"뭐 이런 아무것도 아닌 나이가 다 있지?"라고 친구에게 말했다.

브라질 사람들은 모두 삼바를 추고 산토스 커피를 마실 거라 생각했다.




우리 집 첫째는 순하고 생각이 많아요. 글 쓰는 것을 좋아하고 낯을 많이 가리지요.


엄마는 사람들에게 나를 소개할 때마다 늘 짜여진 대본 같은 것이 있어 보였다. 나는 엄마의 소개 대본에서 벗어나지 않고 무럭무럭 자라나려 갖은 애를 다 썼다. 그것이 엄마의 기대에 보답하는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했으니까.



스물한 살이 되고, 자유가 생겼는데도 도저히 마음이 잡히지 않았다.


'뭐 이리 심심하고 거지 같은 인생이 다 있지?'


감정 조절은커녕 우울증만 심해져 사람들을 멀리했다.

내 스물한 살은 거센 파도에 흔들리는 한 척의 배와 같았다.


'차라리 뒤집혀 버려라'라고 마음속으로 수 없이 주문을 외웠지만

배는 멀미만 나게 하고 끝까지 뒤집혀 주지 않았다.




고민을 껴안고 사는 건 모두 네 책임이야.


엄마는 무책임하다. 끝까지 정말 무책임하네.

날 이렇게 만들어 놓고 내게 모든 책임 전가를 해버리다니-

참 우리 엄마답군. 참 우리 엄마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