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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뜻뜻 Oct 21. 2024

잘 지냈나요.

문장이 돼볼게-



날씨가 쌀쌀해지면 농촌 들녘은 바빠진다. 해야 할 일이 많지만, 낮은 짧아지고 밤이 길어진다. 가을은 품이 넉넉한 계절이라 어둠까지 고이 껴안는다. 이맘때 벼들은 가을볕을 양껏 받아 노랗게 물들었다. 정읍으로 가는 길, 벼들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한다. 잘 지냈나요. 그간 안녕했나요. 벼와 볕에 대한 애정을 담아 고개를 숙인다. 잘 지냈어요. 안녕한가요.




들녘에는 가을걷이가 한창이다. 농부는 수확의 뿌듯함에 기뻐하거나, 떨어진 쌀가격에 슬퍼할지도 모른다. 인생에도 가을걷이가 한창이다. 일 년의 결실을 마주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의 삶도 농부처럼 때로는 기쁨으로, 때로는 아쉬움으로 가득 찰 것이다. 이제 삶에 고개를 숙이며 다정한 안부를 건넨다. 잘 지냈나요. 그간 안녕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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