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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 낚시

욕망에 대해서

by 메타보이 Mar 1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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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 낚시

김용현



퇴근시간을 한 움큼 집어 

가을밤 낚시를 간다


도시를 벗어 나는 길에 

오지 않은 내일의 불안함과 실망한 표정들이 

길에 둥둥 떠다녀 아무래도

껌을 씹는 어금니가 두근거리지 않았다


쿰쿰한 냉동실 냄새가 박혀버린

꽁꽁 묶어둔 검은 봉지에는 

빼빼 마른 갯지렁이 몇 마리가 담겨있다


낚싯대의 진동을 타고 느껴지는 

잔챙이들의 입질이 하찮다

그 잔챙이를 미끼 삼아

상어 한 마리를 낚으리라 생각한다


어선이 지나가며 남긴 너울을 신호로 

상어와 신경전을 벌인다 

낚싯바늘은 심해 저 어딘가에 닿아있고

망망대해 낚싯바늘 하나에 

바다의 왕좌를 사냥하는 꿈을 꾼다


먹먹한 파도소리의 적막함 

뒤를 돌아봐도 아무도 없고 

컴컴하니 앞에 검은 물들이 

뭣하러 혼자 와서 덜덜 떨고 있는지 물어본다


참을성 없이 걷어올린 가벼운 낚싯대에는

죽음의 파편들이 걸려 돌아왔지만 

해가 뜨기 전에는 상어를 잡으리라

두려움인지 설렘인지 모를 것도 같이

다시 힘껏 던지고 또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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