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몸이 보내는 신호를 듣기 시작할 때

by RothKo

50을 넘기면서 가장 먼저 달라지는 건 생각보다 '몸'이다.

그 변화는 아주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찾아온다.

예전엔 계단 몇 층쯤은 가뿐하게 뛰어올랐던 내가 요즘은 한두 층만 올라가도 숨이 차다.

치맥 한 번이면 풀렸던 스트레스가 이제는 속을 더부룩하게 만들고, 밤잠까지 설친다.

골프 스윙 한 번에 어깨가 뻐근하고, 아침마다 무릎이 뻐근한데 그 이유조차 모를 때가 많다.


처음엔 단순히 ‘나이 드나 보다’ 싶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건 내 몸이 나한테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건 아닐까?”


몸은 우리보다 먼저 안다.

마음보다 훨씬 정직하게,

변화와 한계, 그리고 회복의 시간을 알려준다.

하지만 우리는 그걸 애써 무시하며 산다.

"괜찮겠지", "좀 피곤해서 그래", "며칠 지나면 낫겠지"

그 말들이 습관처럼 입에 붙어 있다.

하지만 몸은 오래도록 참아주지 않는다.


참다못한 어느 날, 몸은 급작스럽게 멈춘다.

병원이 아니라 인생 전체가 멈출 수도 있다는 걸

이제는 진지하게 받아들일 나이다.


나는 50이 넘어서 처음으로 몸을 관찰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건강검진'이 아니라,

아침에 눈을 떴을 때의 느낌,

식후의 컨디션,

걸을 때의 리듬,

숨 쉬는 깊이 같은 것들을 스스로 살펴보기 시작했다.


몸의 언어는 아주 단순하다.

무거우면 쉬라는 뜻이고,

아프면 멈추라는 뜻이고,

가벼우면 계속하라는 뜻이다.

예전엔 의지로 덮어버렸던 신호들이

이제는 나침반처럼 느껴진다.

그 신호를 따라 살아가는 게

어쩌면 50대 이후 삶의 기술인지도 모른다.


예전에는 운동을 하면 몸을 단련하려 했다.

요즘은 운동을 하면 몸과 다시 연결되려 한다.

걷고, 스트레칭하고, 숨을 고르며

“내가 여기 있구나”를 느끼는 순간들.

그 순간이 많아질수록

조금씩 내 삶이 나를 중심으로 회복되고 있다는 걸 안다.


몸은 결코 우리를 배신하지 않는다.

우리가 그 신호를 무시해 왔을 뿐이다.

이제는 귀 기울일 때다.

내 몸이 보내는 신호에,

내 인생의 속도에,

그리고 내 삶의 방향에.


몸을 돌본다는 건

단지 오래 살기 위해서가 아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준비다.




▣ 내 몸과 다시 연결되는 루틴

1. 오늘 나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가?

2. 걷기 전후, 발바닥 감각 느끼기

3. 지금 내 몸의 무게중심은 어디에 실려 있나?

4. 식사 후 10초, 속이 편안한지 점검하기

5. 무심코 먹고 넘기지 말고, 음식이 주는 감각에 귀 기울이기

6. 잠들기 전, 1분간 호흡을 세며 가슴의 움직임 느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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