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연락하는 친구가 손에 꼽히게 됐다.
가끔은 카톡 창을 열어 놓고도
도대체 누구에게 말을 걸어야 할지 망설이기도 한다.
그렇게 며칠이고 아무에게도 연락하지 않고 지내는 경우도 있다.
젊었을 때는 친구가 많았다.
취미도 공유했고, 고민도 나눴다.
자주 만나지 않아도 끈끈한 연결이 있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관계는 느슨해지고,
대화는 안부를 묻는 형식으로만 남는다.
“잘 지내지?”
“살아있어?”
“이제 은퇴했냐?”
그마저도 늘 같은 말, 같은 대답.
대화가 아니라 서로의 안부 확인 정도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졌다.
친구를 만나도 예전 같지 않다.
서로 조심하고, 눈치를 본다.
말을 아끼는 게 배려가 된 시대지만
그 말 너머의 진심을 꺼내기엔
서로 너무 멀어진 것 같다.
정작 지금 필요한 건
그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을 수 있는 ‘한 사람’인데
그 한 사람이 없다.
혹은 예전엔 있었는데
이제는 자연스레 멀어졌거나
그도 바쁘고, 나도 이유 없이 피하게 됐거나.
50대의 외로움은
“혼자 있어서” 느껴지는 게 아니라
“더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사람을 찾기 어려워서” 생긴다.
‘말을 해도 소용이 없다’는 마음,
‘괜히 꺼냈다가 이상하게 들릴까’ 하는 경계심.
그게 대화를 얕게 만들고,
관계를 더 멀어지게 만든다.
대화는 사람을 살아 있게 한다.
누군가에게 진심을 꺼내놓는 순간,
비로소 우리는 자신을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요즘 어떤 생각을 하는지,
무엇이 나를 웃게 하고,
무엇이 속을 썩이는지
말로 꺼내야 비로소 알게 되는 법이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관계의 돌봄이 필요하다.
“예전엔 친했지”라고 말하는 순간
그 관계는 이미 과거형이 되고 만다.
지금도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친구,
내 말을 중간에 끊지 않고 끝까지 들어줄 사람,
그런 존재는 시간이 간다고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50대는 관계를 정리하는 시기가 아니라
관계를 회복하는 시기가 되어야 한다.
예전의 친구들에게 조심스럽게 연락해도 좋고,
새로운 사람에게 마음을 열어도 늦지 않다.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지금 다시 찾아야 한다.
혼자 사는 법도 중요하지만
혼자 살지 않아도 되는 법을
우리는 아직 배워야 한다.
말을 할 수 있는 사람,
마음을 내보일 수 있는 관계,
그게 지금 우리가 회복해야 할 가장 큰 힘이다.
▣관계를 다시 회복하는 5가지 시도
1. 한 명의 친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본다.
2. 예전에 자주 만났던 사람에게 ‘별일 없지?’ 말고 다른 말로 안부 묻기.
3. 혼자 밥 먹지 않고, 한 달에 한 번은 누군가와 식사하기.
4. 나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소모임, 커뮤니티 탐색하기.
5. 어떤 자리든, 대화 속에서 한 번은 감정을 담은 말을 꺼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