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시작은 언제나 희망적이다

쉬어가기 1 - 시작

by 김글향
내 삶의 한가운데 두 갈래 길이 있었지.
현자의 말을 듣고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했네.
그리고 모든 것이 달라졌다네


래리 노먼(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개사)이 말했습니다. 6년 전 직장을 이직할 당시에 남들과 다른 선택을 했고, 그 선택으로 인해 지금의 저는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다행히도 아주 훌륭한 선택이었습니다.


맑고 순수한 아이들을 좋아해서 유치원 교사로 오랜 시간을 살았습니다. 어린 시절 꿈도, 성인이 되어 선택한 직업도 오직 한 곳만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유아교육이라는 학문을 깊이 탐구할 수 있었고 아이들의 세계를 탐방하며 나름대로의 직업 소명의식을 장착했습니다. 저의 첫 직장 oo유치원에서 원장님의 소개로 만난 사람이 지금의 남편입니다. 저를 예쁘게 봐주셔서 사촌동생을 소개해주셨는데, 그 사람과 인연이 되어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혼 후 오래 다녔던 유치원은 그만두었습니다. 원장님(지금은 작은 형님)은 붙잡으셨지만, 그때는 쉬어야만 했습니다. 5년 동안 쉼 없이 달렸고 너무 전력질주를 했다 보니 휴식이 필요했으니까요. 일을 했던 사람에게 꿀 같은 휴식은 딱 3개월... 3개월이 지나자 생활이 무료해졌습니다. 푹 쉬지 못하는 성격 탓에 짬짬이 아르바이트 형태로 교구 수업을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아이가 생겼고 아이를 키우며 3년을 보냈습니다.


흐트러진 머리카락, 늘어진 티셔츠, 사람이 아닌 몰골로 아이의 낮잠을 재우던 어느 날 창문 밖으로 바삐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눈물이 쏟아져내렸습니다. 사회적으로 완벽하게 배제당한 기분이 들었지요. 그때 깨달았습니다. '나는 일을 해야 되는 사람이구나.' 일을 할 때 최고의 성취감을 느끼는 일개미족. 타고난 노예근성을 보상해주는 직장생활이 절실하게 필요했습니다. 당장 직업전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에는 아이의 어린 시절도 소중했습니다. 워밍업도 필요했구요. 지금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습니다. 유아교육이라는 학문을 연구했고, 앞으로도 그 길로 계속 뻗어가야겠다는 판단하에 어린이집 원장을 꿈꾸며 집 근처 어린이집에 파트타임으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비슷하지만 다른 곳이었습니다. 한 직장을 선택할 때는 최소 5년은 넘게 바라보고 장기적인 미래도 그려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일을 할 때는 꽤 진심이어서 되도록이면 빈틈을 보이지 않으려 했습니다. 빈틈없이 일을 하다 보니 어디에서도 환영받는 편이었고, 항상 중책이 주어졌습니다. 가볍게 근무하려는 마음과는 달리 주임이라는 직책을 떠맡았고 남들보다 몇 배로 일을 했습니다. 그렇게 4년의 시간을 보내다가 밝은 미래는 점점 흐려지고, 어린이집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나날들이 지속되면서 원장의 꿈을 접었습니다. 지금은 때가 아니다 싶었지요. 이런 비관적인 생각들로 머릿속을 가득 채우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원에서 사용했던 oo교육의 교구가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저런 교재교구를 만드는 일은 누가 하는 것일까? 나도 만들고 기획하는 그런 일을 해보고 싶다.'라고 생각했어요.


어린이집을 그만두고 휴식기를 보내다가 아무 생각 없이 '사람인'이라는 포털사이트를 열어본 날이었습니다. 원에서 보았던 oo교육에서 개발과 교육을 담당할 사람을 구한다는 글귀가 올라왔습니다. 신기하고 놀라운 마음으로 덥석 지원을 했고, 면접을 보자는 연락이 왔습니다. 그렇게 해서 지금의 교육회사에 몸을 담게 되었습니다.


언제나 시작은 희망적이며 설렘이 가득합니다. 유아교육을 연구한 많은 사람들 중에 저와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은 소수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선택했고, 이곳에서의 생활로 많은 성장을 이루어냈습니다. 그 이야기들은 앞으로 진행되는 매거진에서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1년 차분들께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것을,

1년 차의 내가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을,

처음 일을 시작하는 분들께 말해주고 싶습니다.



첫째, 외모를 가꾸고 오피스룩에 신경 써보세요.


1년 차에는 일차원적으로 외모와 옷차림이 나를 평가하는 도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나의 능력을 판단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외모와 옷차림이 상대방으로부터 나를 평가받기도 하지만, 나에게도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지나치게 꾸며서 반감을 불러일으키기보다 단정하고 깔끔하게 나를 가꿔놓은 상태에서 회사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요?



둘째, 언어 센스는 나를 회사의 꽃으로 만들어줍니다.


같은 말을 하더라도 투박한 말투보다 상냥하고 위트 있는 말투가 듣기 좋습니다.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그에 적합한 답변을 빠르게 받아치는 언어 센스! 되도록 유머가 들어있으면 더욱 좋습니다. 힘든 일상에서 잠시나마 미소 짓게 만들어주는 언어 감각을 깨워보세요. 사람들이 나를 좋아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셋째, 회사에서는 달리기 시합에 지더라도 느린 거북이보다 빠른 토끼를 더 선호합니다.


발걸음조차도 빠릿빠릿한 토끼가 되어야 합니다. 느릿느릿한 거북이 모습은 무기력하게 보일 수 있어요. 제 아무리 노력이 비장의 무기인 거북이라 할지라도 회사에서는 노력을 알아봐 줄 정도의 여유가 없거든요. 전쟁터에서는 차리리 매 순간 빠릿빠릿한 토끼가 더 인정받는답니다.



넷째, 나만의 무기를 갈고닦아보세요.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회사에서 나 아니면 대체될 수 없는 업무가 적어도 하나는 있어야 합니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나처럼 하지 못하는 일이 무엇일까요?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다면 지금부터 진지하게 고민해보길 바랍니다. 사람들이 그 일을 나에게 의존할 수 있도록 만들어보세요.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는 않는다면 이번 기회가 될지도 몰라요. 1년 차 때부터 차근차근 준비해보는 건 어떨까요?





여름이 되면 모내기를 하고

가을이 되면 추수를 하듯이

때가 되면 이루어지는 일들이 있습니다.

뒤돌아보면 결국 지름길은 없었습니다.

모든 일은 때를 기다려야 이루어지듯

직장생활 1년 차에게는 지구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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