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기뻤던 사건기록
직장생활 자가진단 여섯 번째 질문입니다.
여섯 번째 질문은 기뻤던 순간의 경험들을 기록해보는 것입니다.
# 6. 일을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 기뻤던 순간이 있으신가요? 그때 멘토님의 감정은 어떠했는지. 당시 어떻게 대처하셨는지 등을 자세히 기록해주세요.
Q. 직장생활 중 가장 기뻤던 순간이나
기억나는 순간이 있다면?
누군가 나에게 이렇게 물어봐준다면 기억나는 사건이 있나요? 예를 들면 이런 거죠.
1. 전담 업무 상황 중 기뻤던 일 혹은 기억에 남는 일, 성과를 낸 일
2. 업무 중 협력 관계에서 기뻤던 일 성과를 낸 일
3. 팀원들과의 관계면에서 기뻤던 일 혹은 팀 성과를 내도록 주도한 일
4. 상사나 후배같이 사람과의 관계에서 기뻤던 일 등
5. 회사가 크게 성장한 일 혹은 전반적으로 큰 성과를 낸 일, 그로 인해 보상받은 일
6. 연봉 협상 과정의 일
이 질문에 따라 저의 추억을 회상해보았습니다. 회사에 오랜 시간 몸을 담고 있었던 만큼, 다양한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모든 이야기를 다 풀어낼 수 없으니, 그중에서 가장 심장 뛰는 순간을 펼쳐볼까 해요. 때마침 그 순간을 기록해둔 사진이 있네요. 사진만 보아도 어떤 상황인지 아시겠죠?
때는 바야흐로 2019년 1월! ( 불가 2년 전 이야기네요 ㅎ)
회사에서 저를 개발 팀장이라고 부르는 직함 이래로 가장 큰 교육설명회를 진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장소는 예식장 중에서도 제일 넓은 공간의 웨딩 홀이었고요. 그 공간에서 교육설명회를 주관했는데, 준비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개발된 자료를 준비하는 과정, 지사장님들께 제공할 각종 카탈로그 및 영업 파일을 자료를 준비하는 과정, 전문 큐레이터와 신제품을 특색 있게 전시할 방법을 협의하는 과정 뿐만 아니라, 서비스 교육 강사에게 아나운서 발성 트레이닝을 받기까지 어마어마한 준비과정이 있었지요. 회사 입장에서 얼마나 중요한 행사였는지 모릅니다. 이렇게 대대적으로 교육설명회를 주최하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2019년도 그 해에 회사에서 밀어볼 신제품이 다양하게 쏟아져 나왔기 때문입니다. 총 8가지 프로그램을 교육하기 위해 자료 준비, 제품 전시, 교육구성까지 어느 하나 만만하게 준비한 것이 없을 정도로 전 직원이 신경을 썼습니다. 개발팀뿐만 아니라 사무실과 현장 직원들까지 총동원하여 행사를 준비하고, 전문 진행자를 초빙하고, 시사회 날짜가 임박할 무렵 3번의 리허설을 거친 후 당일 설명회가 진행되었지요.
교육설명회 전날 마지막 리허설을 진행할 때는 회사 대표님부터 모든 임직원들이 함께 자리하여 시뮬레이션을 해보았습니다. 이 자리는 개발팀장인 제가 주인공이라며 대표님께서는 저에게 부담감을 팍팍 심어주었지요. 누구보다도 잘해야 하고, 완벽해야 하는 자리... 살면서 이런 압박을 받는 날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부담스러웠습니다. 저는 한치의 오차도 없이 교육을 진행해야 했어요. 오죽하면 교육 트레이닝까지 받았을까요? 그런데 우습게도 교육 바로 전날 리허설 때 모두를 긴장시켜버렸습니다. 나름 트레이닝받은 아나운서 말투를 흉내 내며, 짜인 각본에 맞게 발표를 연습하는데 딱딱하고 기계적인 제 말투에 리허설을 관람하던 임직원들의 표정이 말투만큼이나 딱딱하게 굳어져버렸지요. 굳이 그 상황을 묘사하자면 오래전 젝스키스라는 아이돌 그룹에 장수원이 처음 연기에 도전하며 로봇 말투로 "괜찮아요? 많이 놀랐죠?" 하는... 그 유명한 대사를 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처럼 모두가 놀란 표정이었습니다. 늘 그랬던 사람이라면 덜했을 텐데 나름대로 오랜 교육을 주관했던 제가 그럴 줄은 몰랐던 거죠... 믿고 듣는 사람 중 한 명이었는데, 마치 배신이라도 당한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어요. 아나운서 강사님을 따라 하다가 되려 부자연스러운 말투에 낭패를 겪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자리에서 선언했습니다. 죄송한데 돈 들여서 교육 트레이닝시켜주신 건 너무 감사하지만, 그냥 제 쪼대로 하겠노라고... 잘하든 못하든 트레이닝 발성 따위는 벗어던지고, 자연스럽게 평소 하던 대로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고는 평소 하던 대로 처음부터 다시 발표 연습을 해보았지요. 한결 자연스럽고 부드러워진 말투에 그제야 모두 안심하는 듯했습니다. 그렇게 살 떨리는 리허설 끝에 드디어 교육설명회 당일이 되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생각보다 무대 공포증이 없어요. 그 어떤 상황에서도 긴장을 잘하지 않는 특이체질입니다. 그렇다고 말을 유창하게 잘하지는 못해요. 딱 주어진 만큼 소화하고 끝내는 스타일이죠. 그날도 초반에는 그랬습니다. 생각보다 긴장하지 않았고, 평소처럼 특유의 차근차근한 말투에 가벼운 위트를 섞어 편안하게 교육이 진행되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어요.
지사장님들의 현장 영업에 대한 공감을 표출하는 대목이었어요. 저는 교육 개발자지만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하려면 현장의 소리를 직접 들어보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대표님께 반년 동안 현장 영업을 해보겠노라 선언한 적이 있었습니다. 대표님도 흔쾌히 찬성하셨고, 그때 날 것의 영업현장을 경험해보았습니다. 원장님들께 문전박대를 당하는 것은 기본이고, 보이스피싱이라도 되는 듯 전화기로 비난 섞인 말투를 밥 먹듯 듣고, 오라고 하는 사람도 없는데 혼자 바삐 약속을 잡았고, 차 안에서 끼니를 급급하게 해결하는 등...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원에 방문하기 전 허기를 채우기 위해 차에서 어묵을 먹다가 국물을 바지에 쏟았던 경험 ㅎㅎ 지금은 웃지만 그때는 왜 그리도 서글프던지요. 그랬던 조각조각의 기억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왈칵 눈물이 쏟아져버렸어요. 연말에 연예인들이 수상소감을 이야기할 때 진심 어린 울음이 튀어나오듯 그렇게 울어버렸고, 속으로 생각했어요. '아뿔싸... 나는 망했구나... ' 망연자실하며 겨우 감정을 추스르는데...
얼음장 같던 현장 분위기가 순식간에 지사장님들의 힘찬 박수 소리로 가득 차올랐습니다. 뜨거운 박수가 쏟아져 나왔어요. 매 순간 이러한 것들을 경험했던 지사장님들이었기에 저의 진심 어린 현장 경험과 눈물이 겪하게 공감되었던 것입니다. 함께 눈물을 흘리던 분들도 계셨어요. 무대를 찢는다는 게 어떤 것인지 그때 아주 살짝 경험해보았습니다. 제가 잘했다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과 한 마음이 되어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것이 이런 느낌이라는 것을 맛보았던 것이지요. 지사장님들의 힘찬 박수에 힘입어 진정성 있는 교육을 펼치며 끝까지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전국에 계신 모든 지사장님들께 신임을 얻을 수 있었던 짜릿한 경험을 했던 그날 그 사건 이후 저는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직장이라는 전쟁터에서
나에게 숨 막히는 중책이 주어진다면
더군다나 그것을 피할 수 조차 없는 상황이라면
기꺼이 온몸을 던져 그 상황을 즐겨보시기를 권장합니다.
그 중책을 멋지게 잘 소화해낸다면
분명히 한 뼘 더 성장하게 될 테니까요.
<셀프 인터뷰>
멘토님이 일을 하시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의 사건들을 기록해보세요.
Q. 일을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 기뻤던 순간이 있으신가요? 그때 멘토님의 감정은 어떠했는지, 당시 어떻게 대처하셨는지 등을 자세히 기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