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변하는 세상
세상은 우리가 따라갈 수도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예측은 늘 빗나가고 우리를 위협하는 혼란은 계속 찾아옵니다.
세상이 보여주는 뉴스거리, 남들이 올려둔 하이라이트 사진 또는 영상만 엿보다가 결국 ‘내 인생은 왜 이 모양이지? 나는 왜 저렇게 살지 못할까?’ 하는 우울감만 남습니다. 비교하는 삶은 내가 가진 것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나를 더 초라하게 만듭니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 되고 말지요.
심리적 안전 기지
육아 서적을 보다가 ‘심리적 안전 기지’라는 단어를 보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놀이가 ‘심리적 안전 기지’ 되어주듯 어른인 저에게도 ‘심리적 안전 기지’가 필요했습니다.
부모님께 기대기엔 저는 너무 커버렸고, 친구들은 각자의 생활이 있었습니다. 남편은 회사 일과 술에 찌들었고 저를 이해해 주지 못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기댈 곳 없었던 저에게 책과 글쓰기는 저의 ‘심리적 안전 기지’가 되어주었습니다.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내 마음을 내려놓고 편히 쉴 수 있는 곳. 지친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곳. 언제라도 나를 받아 줄 수 있는 곳. 나를 기다려주는 곳이 있다는 건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온전히 나와 마주하는 시간
글쓰기를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을 꼽는다면 바로 온전히 나와 마주하는 시간을 가진다는 점입니다. 책과 글쓰기가 없었다면 내 삶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아마 지금보다 훨씬 피폐하고 건조한 삶이었을 것입니다. 세상에 끌려 다니고 남들이 최고라고 말하는 게 제가 원하는 삶으로 착각하고 살았겠지요. 하지만 저는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제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게 되었고,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힘이 생겼습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나와 마주하는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며 다른 사람이 아닌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정말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