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왜 짧은가'를 읽고 2020년을 곱씹어보다.

by 꿈꾸는 담쟁이

세네카의 “인생이 왜 짧은가”라는 책을 지금 읽고 있다. 이 책을 펴고 몇 장을 넘기면 이런 말이 나온다.

“철학을 위해 시간을 내는 사람들만이 여가를 즐기지요. 그들만이 살아 있어요. 그들은 인생의 시간을 잘 건사할 뿐 아니라, 모든 시간을 자신의 인생의 시간에 덧붙일 줄도 알지요. 많은 세월이 그들 앞을 흘러갔지만 그들은 그 세월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어요. 우리가 배은망덕한 것이 아니라면, 성스러운 학파들의 저 유명한 창시자들은 우리를 위해 태어난 것이며 우리를 위해 사는 법을 마련해두었소. 다른 사람의 노력에 의하여 우리는 암흑에서 광명으로 꺼내진 가장 아름다운 것들에게로 인도되고 있는 것이오. 우리에게는 어떤 세기도 금지되어 있지 않으니 우리는 모든 세기를 향해 다가갈 수 있어요. 그리고 인간적 허약함의 좁은 경지를 고매한 정신으로 넘어서고 싶다면 우리에게는 두루두루 돌아다닐 수 있는 기나긴 시간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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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우리는 평생 살 듯이 쓰지만 그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지금 글을 쓰는 이 순간 또한 시간은 흘러간다. 어느덧 우리는 2020년 12월에 접어들었다. 2020년 2월에 코로나가 우리 일상을 덮쳐왔고 100년전의 페스트 같은 상황에 우리는 모두 집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 시간들을 어느 누군가는 불안해 하며 시간이 빨리가기만을 기다리기도 하였고, 누군가는 이 시간을 활용하여 자신의 사색의 시간을 만들기도 하였다.


나 또한 코로나로 집에서 24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진 후 그동안 하다 중단한 취미들을 많이 하였다. 한쪽 방 구석에 쳐 박아둔 실꾸러미 상자에서 실을 꺼내서 하다만 뜨개질을 고이 모셔와 몇시간동안 뜨개질을 하면서 하트쿠션을 하나 완성하였다. 몇 시간만 투자하면 작품이 하나 완성되는데 나는 왜 그 일을 미뤄두고 있었을까? 고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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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우리는 시간을 쓰는데에 하나의 선택을 하면서 많은 선택들을 뒤로 미루어둔다. 중요하지 않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그 중에서는 중요하지만 하지 않은 일들도 있다. 집에 있으면서 못해본 취미도 하지만 책도 많이 읽게 되었다. 하루에 1권은 거뜬히 읽을 정도의 시간이 생기니 쇼파에 누워 책을 읽거나 눈이 피로한 경우에는 오디오북으로 책을 읽어 나갔다. 책꽂이에 꽂아만 두고 읽지 않았던 책들을 모조리 다 꺼내서 읽어봐야지 하던 생각들을 실천으로 옮겨갔다. 한책씩 읽어 갈수록 머릿속에 생각들이 조각조각 박힌다. 그 조각들을 가만히 눈을 감고 생각해본다. 바쁜 생활로 보낼때는 가지지 못한 여유로움이다. 세네카 책에서 말한 “철학을 위해 시간을 내는 사람들만이 여가를 즐기지요. 그들만이 살아 있어요.”라는 문장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 바쁘게 살았을까? 철학의 시간은 단 몇분이면 되는데, 눈을 감고 읽었던 책들, 사람들과의 대화하였던 그 일상들 곱씹어 나의 생각들을 정리하는 시간들을 나는 뒤로 미뤄 두고 있었다.


2020년 12월이 지나가는 이시점에서 나는 다시 1년을 복기해본다. 열심히 시간을 투자해서 완성한것도 있고, 시간을 물흐르듯이 흘러보낸적도 있다. 그 시간들을 곱씹어보면서 앞으로 남은 2020년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그리고 다가올 2021년의 시간을 보낼지 눈을 감고 생각해본다. 이 여유로운 철학하는 시간이 나에겐 어떤 새로운 삶의 변화를 가져다 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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