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정신과 전공의가 본 영화 <애드 아스트라>

가장 소중한 것은 가장 가까운 곳에.

by 파랑고래

머지않은 미래, 인류는 화성까지 생활 영역을 확장한 다행성종이 된다. 하지만 인류는 지성을 가진 외계인의 존재를 여전히 밝히지 못했고, 이를 위해 클리보트는 우주대원들을 이끌고 해왕성으로 향한다. 결국 그는 해왕성에 도착했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지구와의 연락이 끊기게 된다.


세월이 흘러 클리보트의 아들인 로이는 실종된 아버지를 찾기 위해 해왕성을 향해 떠난다. 그 이유는 얼마 전부터 지구를 위협하는 전기장의 원인이 클리보트가 탑승해 있는 우주선임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과학자인 아들과 아버지는 많이 닮아. 인류의 발전을 위해 과학에 헌신하며 자신의 가정과 삶을 모두 포기했다. 변하지 않는 자신의 맥박처럼 허무주의에 깊게 빠져있는 로이는 아버지를 향해 떠나가는 여정에서 일련의 사건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무한이 펼쳐진 우주 공간의 고요 속에서 그는 자신에게 진정 소중한 것은 외계생명체가 아니라 힘들어하는 아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해왕성의 재회한 클리보트는 로이를 반가워하지 않는다. 인류의 발전에 기여하지 못한 아들을 강하게 비난한다. 하지만 로이는 더 이상 '높아'지는데만 열중하는 인간이 아니었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넓어'진 그는 흥분한 클리보트를 꼭 안으며 사랑한다고 한다. 클리보트는 눈물을 흘리지만, 이내 우주 속으로 몸을 던지며 생을 마감한다.


영화에 대한 심도 있는 평들이 있겠지만, 나는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단순하다고 생각한다.


가장 소중한 것은, 가장 가까이에 있다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건, 수십광년 떨어진 태양계의 끝 너머, 존재할지 모르는 미지의 생명체가 아니라

바로 옆에서 살을 맞대고 손을 잡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 고도의 과학기술을 성취한 인간의 지성은 위대해 보이지만, 여전히 어리석기에 지구에서 해왕성의 거리만큼 돌고 돌아 이 진리에 도달하게 된다.


이번 주말에는 밤하늘의 별들을 보며 옆에 있는 사람의 손을 꼭 잡아보자.

이름 없는 노트북 (2)-25 (1).jpg


keyword
이전 09화정신과 전공의가 본 영화 <컨텍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