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처음 마음으로
실행
신고
라이킷
15
댓글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서은율
Dec 06. 2024
[시] 세월
<세월>
나 어릴적 할아버지따라
시골길 걷다 도랑 나오면 돌 사이에 흐르는 물을 잡고 노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지
물귀신이 네 발목 잡고 끌고 간다 어서 나오니라
겁주는 할아버지 말을 듣고
뒤돌아
깊은 물을 바라보면 진짜 손이 불쑥 올라와 내 발목을 이끌 것만 같았네
이제 나의 아이들은 그때의 내 나이가 되었고
함께 산책하다가
만난 하천을 들여다 보는 걸 좋아했네
하지만 그들은 손가락 하나도 물 속에 담글 수가 없었지
오염귀신이 나타나 살갗에 조금이라도 닿을까봐서
뒤에서 잔소리하는 엄마때문이었다
맑은 도랑에서 놀던 시간은
그 누구에게 이야기해도
나보다 더 즐기고 이해할 이가 없겠지
마치 아빠와 삼촌들이 어릴적
계곡에서 멱감던 이야기를
신나게 얘기할때
그 시절
나는 없었던 것을
시샘했던 것처럼
나의 아이들은 부모가 되어
자신의 아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
하천에 떠다니는 하얀 거품을 보며
오랜 시절 시골집 앞의 맑았던 도랑을 떠올리네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신춘문예를 준비하느라 브런치에 소홀했어요
지금도 고민하고 있긴 해요. 비공개로 쓸 것인지, 이곳에 계속 올릴 지...
한 가지는 분명해요. 계속 쓸 거라는 건.
keyword
세월
할아버지
시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