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코 안녕! 나의 이름은 제임스, 너의 할아버지야. 우리는 엄마 가족이란다. 할아버지는 엄마의 아빠이고, 엄마의 엄마인 할머니와 엄마의 하나뿐인 동생 삼촌이 있단다. 너의 소식을 우리 모두 궁금해하고 있었는데, 엄마에게 네가 왔다는 말을 듣고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른단다. 그동안 너와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려왔고, 이제 두 달 후면 너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은 벌써 이 편지와 함께 너에게로 날아간다.
쪼코가 엄마 아빠의 축복을 받으며 이 세상으로 오듯이, 엄마도 35년 전에 많은 사람의 축복을 받으며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왔단다. 할아버지는 엄마의 이름을 ‘현경’이라 지었지.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라고. 엄마는 자라면서 우리 모두에게 많은 기쁨을 주었단다. 그리고 아주 멋진 여성이 되었지. 이런 엄마의 사랑으로 자라날 너는 참 복이 많은 녀석이다. 초코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될 것임을 할아버지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엄마를 누나라 부르는 한 남자가 있는데, 그가 너의 삼촌이야. 무엇이 그리 급한지 삼촌은 엄마가 태어난 후 15개월 만에 태어났단다. 엄마가 받을 수 있는 사랑의 반을 일찍 나누어 간 엄마에게는 어린 시절 살짝 얄미울 수 있었던 동생이었을 거야. 하지만 둘은 함께 자라면서 서로 배우고 이끌며 지금은 가장 믿고 의지하는 남매 사이가 되었지. 삼촌은 사람들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에 도전하는 용기 있는 사람이란다. 실패도 하지만 결국에는 해내고 마는 성격이지. 삼촌이 너를 많이 좋아하고, 너도 삼촌을 잘 따를 것 같다는 생각이다. 너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너의 자상한 멘토가 될 것이다.
엄마와 삼촌을 낳아 잘 키워 당당한 청년으로 성장하도록 헌신적인 노력을 한 사람이 바로 할머니란다. 한국의 지방 도시에서 중학교를 나온 엄마와 삼촌을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하게 했으며, 대학은 미국에서 공부하도록 한 것도 바로 할머니의 열정이었단다. 할머니의 그 열정이 이젠 너를 향하고 있는 것 같다. 초코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할아버지, 한글을 가르쳐 주는 할아버지가 되어야 한다고 벌써 나를 채근하고 있다. 쪼코도 할머니의 교육 열정에 긴장 좀 하여야 할 것이다.
할아버지는 쪼코와 함께 해보고 싶은 놀이가 많단다. 춤도 함께 추어보고, 노래도 함께 부르고, 동화책도 함께 읽으며 마음껏 상상의 세계로 가보고 싶다. 엄마 어릴 적에는 미처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해 엄마와 재미있는 놀이를 함께하지 못해 할아버지에겐 항상 아쉬움으로 남아있거든. 그래도 엄마가 춤추는 것을 좋아하고, 노래 부르는 것을 즐거워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쪼코도 엄마를 닮아서 노래하고 춤추기를 즐거워했으면 좋겠다.
쪼코가 태어날 이곳은 지구라는 별이란다. 낮과 밤이 있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으며, 산과 바다 그리고 많은 동식물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곳이지. 지금 이곳에는 네가 오는 것을 축복하기 위하여 많은 사람이 기다리고 있단다. 너는 이곳에서 그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 갈 것이고, 많은 사람을 사랑하며 살게 될 것이다.
이곳 지구에는 크고 작은 많은 나라가 있는데, 네가 태어나는 곳은 미국이라는 아주 큰 나라로 아빠가 태어나 자란 곳이며, 지금 할아버지가 사는 곳은 한국이라는 작지만 아름다운 나라로 엄마가 태어나 자란 곳이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있는 한국은 네가 있는 미국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단다. 이제 한 달 후면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삼촌이 너의 탄생을 맞이하러 엄마가 있는 그곳으로 날아갈 거야. 너를 빨리 보고 싶다. 어서 가서 네 손과 발에 입 맞추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