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다움

by 이재현

”아빠 다움‘이라고 하면 무엇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지 아빠가 내게 물었다. “나다움’이라는 주제로 브런치에서 주최하는 작가 공모전에 글을 내려고 한다고 했다.


얼마 전 가족 카톡방에 사진이 하나 올라왔다. 아빠가 거실에서 헤드 스탠드를 시전 하는 사진이었다. 웬만한 코어 힘과 허리 힘이 없으면 하기 힘들다는 헤드 스탠드를 아빠가?! 아빠는 1년 전부터 국선도를 수련하고 있다. 허리가 안 좋아서 허리 통증을 잡아 보고자 시작한 운동인데 1년 간의 꾸준한 수련과 연습의 결과로 헤드 스탠드를 할 정도가 되었단다.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건 아빠를 따라갈 수가 없다.


‘현경아~’ 아빠가 나를 부르는 소리를 들으면 주변에서 놀라곤 한다. 아빠의 목소리와 톤이 너무 부드럽고 자상하다는 거다. 하지만 사람들이 모르는 것이 있다. 아빠의 자상한 말투가 아주 오랜 노력으로 완성되었다는 것을. 아빠의 원래 말투는, 이제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날카로웠다고 한다. 예민한 성격과 호리호리한 외모와 어울리게. 그런데 어느 시점에 아빠는 본인의 말투를 고쳐야겠다고 결심을 했단다. 그런 결심이 선 이후로 아빠는 수년간의 노력 끝에 지금의 부드러운 말투를 갖게 되었다. 신기한 것은 부드러워진 말투와 함께 성격과 외모도 둥긍둥글해졌다는 것이다. 40년 가까이 몸에 저장되어있던 습관을 완벽하게 바꾼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끊임없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는 일인데 아빠는 꾸준함으로 그걸 해내는 사람이다.


‘아빠 다움’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이 두 가지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 올랐다. 아빠는 꾸준함과 성실함의 아이콘이다. 나는 어째서 아빠의 꾸준함을 닮지 않았을까, 진심으로 안타까운 부분이다. 어쩌면 그래서 더 높이 사는 부분일 수도 있고. (이 글은 글쓰기 커뮤니티 ‘조금 적어도 좋아’에서 딸이 만든 책 ‘서른다섯’에 소개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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