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디오 Sep 23. 2022

치과의사의 이미지

당신의 치아를 치료해 주는 치과의사는 어떤 사람인가요?

당신에게 치과의사는 어떤 사람인가?

돈을 밝히는? 아프게 하는?

아쉽게도 별로 좋은 이미지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생각해 보면 나 역시도 치과의사에 대한 이미지가 그다지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내 꿈도 치과의사가 아니었고.

그런데 치과의사가 되고 나니 그런 치과의사의 이미지가 아쉽게 느껴진다.

진료할 때 환자와의 라뽀가 무척 중요한데 라뽀는 신뢰에서 형성된다.

그런데 환자들이 치과의사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

우리나라에서 신뢰도가 높은 직업에 의사는 있지만 치과의사는 없다.

이런 현실 앞에서 진료를 할 때 힘이 든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환자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묵묵히 노력해야 한다.


예를 들어 충치는 보통 통증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치아 사이의 접촉점에서 발생하는 '인접면 우식'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이런 치아들을 치료하다가 중간에 통증이 발생되면 환자분은 원래 통증이 없었기 때문에 짜증도 나고..

괜히 치료했다 싶을 것이다.


"선생님... 원래는 하~나도 안 아팠는데 치료하고 나서부터 아파요. 어떻게 된 건가요?"

"당신... 돌팔이가 멀쩡한 이를 잘못 건드린 거 아니야?"


(충치는 보통 서서히 진행하기 때문에 신경 가까이 썩어도 별로 아프지 않다. 암처럼...

그러나 충치 제거는 한 번에 신경 근처까지 치아를 갈아내기 때문에 신경이 공격적으로 느끼고 예민해져 시리고 아플 수 있다. 따라서 그동안은 통증이 없었을지 몰라도 충분히 신경치료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가능하다. 보통 충치 때문에 아파서 치과에 왔다? 이거슨... 거의 발치 직전이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신뢰가 정말 중요하다.


미리 얘기하면 '설명'이고 나중에 얘기하면 '핑계'가 되기 때문에

발생 가능한 상황들을 미리 예측하고 설명이 나가야 한다.

간혹 이렇게 되지 못할 때 환자와 신뢰가 깨질 수 있다.


치과의사들 대부분은 자신들이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환자들이 치과에 불평하는 원인 제1위가 바로

'설명을 충분히 못 들었다.'


(진짜로!? 정말로!? ㅜㅜ)

이 갭을 조금씩 메우려면 입이 쉬면 안 된다.

그렇지 않아도 학생 때 교수님이 그랬다.

대박 치과의사들을 수다쟁이라고.

그 말이 정말 딱이다.


당신의 치아를 치료해 주는 치과의사는 어떤 사람이었나요?

좋은 사람이었기를 바라요.




이전 17화 치과에도 코로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