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024년의 마지막 한 달을 남겨놓고 있다.
올해 하반기, 이상하게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았던 나날이었다.
기공소장들도 그렇고 환자분들도 그렇고.
지쳐서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상 너무 힘들다고 느꼈던 순간에는, 잠깐 쉬는 걸로는 회복이 안 될 것 같이 느껴졌다.
'아우.. 정신건강의학과 한 번 더 가야지.'
하지만 치과 특성상 이미 있는 예약을 뒤로하고 바로 휴가를 떠날 수는 없었기에,
예약이 없는 가장 빠른 날짜 하루를 잡아 우선 쉬어보기로 했다.
그날이 오기까지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가족들에게 고충을 많이 토로했다.
특히, 엄마는
"아이고 그놈의 돈 벌기가... 치과 그만두고 쉬어라."
라며 극단적인 처방을 내려주셨다.
2주 뒤 수요일에 쉬기로 했다.
아무 생각 없이, 숨차게 걷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정상에 올라가서 '야~아호' 하고 크게 소리 지르고 싶었다.
나는 등산을 해본 적이 거의 없다. 그래서 평일 관광객이 많이 없을 때 나 홀로 등산이 좀 무서웠다.
이때 좋은 생각이 났다.
직원들 데리고 가자!
직원들에게 2주 뒤 수요일에 진료를 하루 뺄 것이고, 그날 등산을 가자고 했다.
직원들은 어리둥절해 보였다.
회식도 안 하던 치과에서 갑자기 왜, 아니... 뭔 일로 도대체 왜 원장님과 등산을...?
하지만 곧 상황 파악을 하고 반기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맞겠지?)
가까운 왕복 2시간 코스의 산으로 정한 뒤 점심 식사를 대략 어디서 할지 정했다.
두근두근 기대가 되었다.
일기 예보를 매일 아침에 들여다보았다.
그러나 예보상 그날 눈이 오고 매우 추웠다.
'어떡하지?'
그리고 나 또한 며칠 시간이 지나자 정신이 다시 돌아와 '등산을 굳이 가야 되나?' 하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등산 가기로 한 날짜가 점점 다가오고, 이제 일기 예보는 큰 변화가 없을 것 같았다.
그날 어떻게 할지 결정해야 했다.
아무래도 등산 가기에는 날씨가 안 좋아 보여서, 결국 영화 보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오전 영화 보고 점심 먹고 해산.
영화는 위키드를 봤다.
근데... 약간 나 꼰대 부장님 같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