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체험한 노르웨이 국경일
노르웨이 남쪽, Kristiansand(크리스티안산)이라는 생소한 도시에 내렸다.
노르웨이 도시는 오슬로 밖에 몰라서 모든 도시가 생소했지, 참..ㅋㅋㅋ
뾰족한 지붕의 귀여운 건물들은 이미 익숙해질 만큼 봐서 특별히 눈에 띄는 건 없었지만 사람들의 모습은 특별했다.
온 동네가 전통의상을 입은 노르웨이 사람들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물론이고 강아지들도 노르웨이 국기로 치장하고, 자동차도 국기로 장식을 할 정도로 애국심이 동네에 가득했다.
무슨 날인가?
5월 17일이었다. 베프의 생일이었기 때문에 날짜를 정확히 기억한다!
이렇게 화려한 축제를 하는 걸 보면 독립기념일정도 될 것 같은데, 5월 17일은 바로 노르웨이 헌법 제정 기념일이다. 노르웨이 국경일 중 가장 중요한 국경일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제헌절이랑 비슷한 날인데 완전 다른 느낌이다. 제헌절을 이렇게 크게 기념한다니!
군악대 행렬도 보고, 전통복을 입은 귀여운 어린이들이 하는 행사도 볼 수 있었다.
크리스티안산은 상당히 작은 도시 같은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온 걸 보면, 정말 주민 대다수가 축제에 참여 중인 것 같았다, 미국 독립기념일처럼.
국민들이 전통 의상을 입고 나와 축제를 하는 게 보기 좋았고 한편으로는 부러웠다.
요즘엔 명절에도 한복을 잘 안 입는데, 한국에서도 일 년에 한 번쯤은 사람들이 한복 입고 나와서 축제를 하는 날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통복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사람들은 정말 아름다웠다.
수많은 도시들을 가봤어도 이렇게 금발의 백인들이 한데 모여있는 건 흔치 않았는데, 푸른 눈에 금발을 가진 백인들이 무리 지어 있는 게 상당히 새롭기도 했다.
어릴 때 “외국인”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가 바로 이런 사람들이었지!
북유럽 사람들이 장신인건 크루즈에서 매일 체감 중이었지만 이 날 본 노르웨이 사람들 키는 유난히 커 보였다. 특히 남자들이 정말 멋있었다…. *^^*
Suit and tie로 차려입은 미소년들이 어찌나 많던지, 여태 내가 봤던 외국인 남자들과는 차원이 다른 멋짐이었다.
내가 미국으로 이민 갈 때, 한국 친구들은 내가 멋있는 백인 남학생들과 학교생활을 할 거라고 상상하며 부러워했는데 그 상상 속의 인물들이 바로 여기, 노르웨이에 있었다.
미국 학교 현실은.. 지저분한 청바지를 엉덩이 중간까지 내려 입고 다니는 멋도 없고 철도 없는 남학생들 뿐이었다.^^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아이들.
대형견과 미소년은 언제나 옳다. *^^*
특별한 기대 없이 내렸던 크리스티안산에서 이렇게 뜻밖의 눈호강을 할 수 있었다.
우연히 온 날이 축제하는 국경일인 데다가 멋있는 남자들까지 거리를 활보한다니..!!
예쁜 꽃들까지 국경일을 기념하는 듯 활짝 피어있었다.
크리스티안산, 참 아름다운 동네구나, 사람도, 풍경도.
작은 해변에서 일광욕하는 사람들까지, 크.. holiday를 제대로 즐기는 노르웨이 사람들이다.
'노르웨이 크리스티안산' 하면 딱 두 가지가 떠오른다: '우리나라도 이렇게 했으면' 싶은 국경일 문화와 아름다운 (남자)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