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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스타방에르(Stavanger)

크루즈에서도 월드컵은 챙겨 본다!

by 연주신쥬디

노르웨이 작은 도시들 중 스타방에르는 유난히 장난감 마을 같았다.

노랗게 표시한 내가 갔던 노르웨이 도시들


스타방에르는 노르웨이의 남서쪽에 있는데 피오르드가 없는 지역인만큼 번화가가 활성화되어 있었고 뾰족뾰족 귀여운 건물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땅에 내리기 전, 크루즈 고층에서 찍은 사진

항상 땅에 내리기 전에 크루즈 위층에서(주로 조식 뷔페에서) ‘오늘의 여행지는 분위기는 어떤가~ 날씨는 어떤가~?‘ 쓰윽 살펴보는 건 늘 재미있었다.


그립다.. 매일 푸른 하늘과 바다를 보던 삶 ㅠㅠ


베프와 크루즈에서 내려 뚜벅뚜벅 시내를 구경했다.

Shore Excursion 여행 상품을 샀으면 뭔가 구경거리가 더 있었겠지만 우린 항상 그랬듯 큰 여행 욕심 없이 항구 근처를 걷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스타방에르에 두세 번 왔던 것 같은데 그때마다 이 골목을 지나갔다.

곳곳에 계양되어있는 노르웨이 국기가 알록달록한 마을과 잘 어우러졌다.

네덜란드에서 본 뾰족 건물들보다는 단순하면서 가로로 좀 넓은 형태의 건물이 줄을 이뤘다.


앞으로 주구장창 노르웨이에 있을 예정이니 구경을 서두를 이유도 없었고, 열 군데는 족히 넘는 노르웨이 항구에 갈 예정이라 당분간 노르웨이 주민이라는 마음으로 분위기를 익혔다. ㅋㅋ

스타방에르는 항구 근처는 오로지 관광객을 위한 타운 같았다.

1층은 대부분 기념품샵이나 레스토랑이었는데 그다지 궁금하지도 않았고, 워낙 비싼 물가 때문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은 별로 들지 않았다.


크루즈의 위치에 상관없이 월급은 미국 달러로 받는데, 지역마다 물가가 다르니 밖에서 돈 쓸 때마다 환율을 생각해야 했다.

저축이 목적인 친구들은 돈 쓸 곳 없고 물가도 저렴한 캐리비안이나 동남아시아 크루즈를 좋아한다.

그런 곳에 몇 달 있으면 크루즈 밖으로 나와도 딱히 할 것도 없고, 가끔 지출이 있더라도 물가가 워낙 저렴하다 보니 월급을 따박따박 모으기엔 제격이었다.

반면 북유럽 크루즈는 관광상품도 비싸고 커피값도 두 배 이상이라 나도 쉽사리 지갑을 꺼내진 않았다. (게다가 맛있어 보이는 음식도 별로 없었다.)


스타방에르는 내려서 구경하는 것보다 크루즈에서 전체적인 뷰를 보는 게 더 좋았다.

일반적으로 “집” 그림 하면 떠오르는 세모 지붕.

한국에선 이런 건물 한 채도 보기 어려운데, 한국 어린이들은 왜 집을 이렇게 그릴까? ㅋㅋㅋㅋ

나도 어렸을 때 집을 이렇게 그렸지만 세모난 지붕 집을 처음 본건 미국에서였는데 말이다.


이 날 스타방에르 항구에서 특별한 추억은 없었다. 대신, 이 때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시즌이었다.

평소엔 스포츠에 별 관심 없다가도 월드컵 시즌만 되면 애국심이 넘쳐나는 나답게 대한민국 경기는 물론, 타 국가 경기도 틈틈이 챙겨 봤다.

크루즈 라운지와 풀장 곳곳에서도 월드컵 중계방송을 틀어줘서 때론 친구들과 같이 보기도 했다.

이 날은 일본과 폴란드의 경기가 있었나 보다. 대한민국 경기는 아니니까 혼자 트레드밀 타면서 관전!!

폴란드 선수들 이름이 죄다 “~스키”로 끝나서 중계를 들어도 선수들 구분이 어려웠던 게 기억난다.

이 날은 아니었지만, 후에 대한민국과 멕시코 경기가 있었는데 멕시코 출신 기타리스트 알렉스와 같이 경기를 보며 신경전을 벌였던 게 생각난다. ㅋㅋㅋㅋㅋ

결과는… 대한민국의 패배였다… ㅠㅠ



이 사진을 보니 생각났다. 빅터는 댄서였지만 음악에 조예가 깊은 친구였다. 취미로 기타도 치고 작곡도 하는 친구라 뮤지션들과 가까이 지내는 걸 좋아했다.

특히, 내가 절대음감을 가진걸 굉장히 신기해하고 테스트해보기도 했는데 ㅋㅋㅋ

이 날은 라운지에서 다른 밴드의 음악을 듣다가

“쥬디, 이거 듣고 칠 수 있어? “ 하고 묻길래

“Yep! 바로 외우지는 못하지만 듣고 적을 수 있지“ 라고 대답했더니 미심쩍은 시선으로 쳐다보길래 실시간으로 코드를 듣고 따는 걸 보여줬다.

팝송이었던 거 같은데 무슨 곡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기억하고 싶다!!


노르웨이 다른 도시들은 스타방에르보다 훨씬 추억거리가 많았다.

Kristiansand(크리스티안산)이 그중 하나인데, 노르웨이 남자들의 아름다움에 반한 곳이랄까…

그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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