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빅토리아, 파스텔톤 도시

힘을 뺐을 때 드러나는 아름다움

by 연주신쥬디

태평양의 물길을 따라 알래스카로 향하던 크루즈 Zaandam. 거대한 알래스카의 빙하를 만나기 전, 선물처럼 들른 기항지는 캐나다의 빅토리아(Victoria)였다.

내 기억 속 빅토리아는 클래식한 우아함과 앙증맞은 파스텔톤이 공존하는 도시다

늦은 오후, 크루즈에서 내려 특별한 목적 없이 도시를 걸었다.

작은 항구를 감싸 안은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잔잔한 물결과 어우러져 평온함을 더해 주었다. 그런 모습이 보스턴의 다운타운과 닮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빅토리아를 찾는 여행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멈춰 서서 카메라를 들게 되는 풍경이 있다.

찍지 않을 수 없는, 너무너무 아름다운 이 풍경을 나는 사진과 그림으로 남겼다.

고풍스러운 건물, 반짝이는 물가, 잘 정돈된 공원의 꽃 한 송이까지, 눈에 보이는 모든 색채가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까만 펜 하나로만 담아내기엔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서 크루즈로 돌아와 색연필 케이스를 열고 허전한 스케치를 잔잔한 파스텔색으로 채웠다.


나는 이렇게 은은한 색을 칠할 때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러고 보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늘 힘을 뺐을 때 비로소 그 매력이 드러나는 것들이다.

힘을 빼고 칠한 파스텔톤 그림,

힘 빼고 살랑살랑 연주하는 브라질 음악,

가벼운 바람과 잔잔한 물결,

작지만 반짝이는 것들, 애쓰지 않은 자연스러운 것들.


빅토리아는 그런 나의 취향을 꼭 닮은 도시였다.



keyword
수, 금 연재
이전 26화멕시코 카보 산 루카스(Cabo San Luc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