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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니엘라 Apr 19. 2024

엄마 말을 잘 듣지 않는 요즘의 삼둥이에게

의젓한 첫째 아들아,

너의 5학년 신고식이 이제 막 시작되는 것 같구나.

몇 주 전 네 친구 엄마로부터 연락이 왔어. 네 친구 ㅇㅇ이가 사춘기가 시작된 것 같다고, 그 엄마가 너무 힘들다고 말이야. 엄마가 위로와 응원은 보탰지만, 아직 우리 아들 이야기는 아니니 크게 마음을 쏟지는 않았어. 그런데 우리 큰 짹짹이가 요즘 조금씩 예민로드(road)를 걷기 시작한 것 같아. 엄마 말에 "예~" 대답은 하지만 행동으로 옮겨지는 데까지는 시간이 오래오래 걸리고, "싫어요."라는 말을 이전보다 더 많이 하기 시작했어. 게다가 혼자서 툴툴대는 횟수도 물론 많아지고 혼자서 씩씩 거리는 일도 종종 목격했지. '이런 것이 사춘기의 시작점이구나.' 익히 들어봐서 머리로는 알지만, 우리 아들이 행동으로 보여주기 시작하니 엄마는 조금 당황스러워. 너와 나의 대화에서 수시로 브레이크가 걸리곤 하는 것도 익숙해지지 않고 말이지.

네가 이전 같지 않은 모습을 한 날이 일주일의 절반을 넘을 때가 많지만, 그래도 혼자 앉아 곰곰이 따져보면 너는 여전히 너무 멋지고 착한 아들이야. 동생들도 잘 챙기고 엄마의 마음도 잘 읽어주고 무엇보다 여전히 해맑은 너라서 참 좋아. 앞으로 맞이할 너의 사춘기 시절 몇 년 동안은 우리의 관계가 이전 같지 않을 수 있겠지. 벌써부터 멀미가 나고 생각도 하기 싫을 정도로 속상해지지만, 엄마는 글을 쓰고 기도하며 마음을 푸는 방법을 써 볼게. 너도 운동과 친구와 하나님 쪽으로 마음을 조금 더 기울여서 어렵게 다가올 시간들을 잘 이겨내길 바란다. 여전히 멋지고, 여전히 사랑스러운 우리 첫째 아들.

네가 요즘 말은 좀 안 듣지만,

그래서 엄마가 종종 울컥하며 화를 내곤 있지만,

그럼에도 넌 정말 소중한 아이인 것이 틀림없고,

엄마는 널 사랑하고 아낀단다.



귀여운 똘똘이 둘째 아들아,

엄마는 요즘 너의 재빨랐던 대답 소리가 그립단다. 엄마가 너를 부름과 동시에 총알 대답을 건네주던 네가 요즘은 여러 번을 불러야 겨우 대답을 하는 어린이가 되어버렸으니 엄마 마음이 많이 아쉽고 안타깝단다. 그리고 요즘의 너는 정말로 못 말리는 까불이가 되어 버렸지. 형이랑 틈만 나면 투덕거리며 싸우는 것도 엄마에겐 안타까운 장면이야. 그 장면들을 보며 모른 척 지나가면 참 좋겠지만 그러면 엄마는 직무유기를 해버리는 꼴이 되니까, 엄마가 야단을 칠 수밖에 없는 거야. 요한이는 똑똑한 어린이니까 엄마가 하는 이야기가 어떤 이야기 인지 조금은 알 거야.

사실은 하룻저녁 너희와 시간을 보내고 나면 엄마의 몸과 마음은 녹초가 되어버리지만, 엄마에게 선택권이 주어진다 하더라도 엄마는 나 홀로 시간이 아닌 너희들과의 에너지 넘치는 시간을 선택할 거야.

우리 작은 짹짹아, 엄마는 너의 호기심이 자랑스럽고 너의 활발함이 살아있음을 표현하느라 애쓰는 것 같아 너무나 사랑스럽고 귀엽단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몸과 마음이 급성장하는 그 시기가 힘든 걸 엄마도 잘 알기에 엄마도 야단보다는 대화와 응원으로 너의 곁을 지키도록 애써볼게.

엄마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둘째 아들,

너는 엄마의 소중한 어린이란다.

엄마가 많이 사랑해.



천사 같은 골목대장 막내딸아,

어금니 시즌이 돌아왔구나.

수개월동안 밤잠을 편안하게 잘 자던 네가 얼마 전부터 한참을 자다가 깨서는 한 시간 가까이 울고 보채기 시작했어. 반드시 엄마가, 반드시 안아줘야만 하는 밤이 온 거지. 처음에는 어르고 달래보고 다음은 엉덩이도 찰싹거리며 그러지 말라고 해보지만 너는 좀처럼 울음을 멈추지 않아. 그동안의 너라면 금방금방 울음도 그치고 비교적 수월하게 달래지곤 했는데 그게 잘 안 되는 걸 보니 성장의 고통이 가볍지만은 않은 것 같아.

엄마가 많이 힘든 건 사실이지만, 하루종일 볼에다 뽀뽀를 해줘도 질리지 않을 정도로 네가 귀여운 것도 사실이야. 방긋방긋 웃어주는 것만으로도 너무 고맙고, 엄마, 아빠, 오빠라는 말을 정확하게 배워서 그 작은 입술을 오물거리며 말하는 것도 기특하고 소중해.

우리 집의 마지막 선물인 귀여운 막내딸아,

너는 존재 자체가 축복이며

너의 호흡은 우리 가족의 행복 이란다.

우리 같이 잘 자라 보자,

사랑한다 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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