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선교원에 처음 등원한 둘째 꼬마 이야기.
5월 7일 금요일.
둘째 아이의 첫 선교원 등원일이다.
1년간 등원했던 어린이집을 수료하고,
드디어 선교원 입학을 했다.
형이 4년간 다니던 ‘한빛선교원’ -
요한이가 늘 따라가고 싶어 했던 선교원에 정식으로 입학을 했다.
코로나 19가 막 번지기 시작할 때라 입학식은 취소되었다.
그리고 등원도 미루어졌다.
종교단체로 구분이 되는 선교원은
여타 어린이집, 유치원처럼 정부의 지원도 받지 않는 기관이다.
그럼에도 첫 한 달은 원비를 전혀 받지 않으셨고,
둘째 달도 원비 전액의 절반만 받으셨다.
원장 선생님은 말 못 할 고민이 얼마나 많으셨을까.
상상만으로도 머리가 지끈거리고 미안함이 밀려온다.
4월부터는 긴급 보육이 시작되었다.
엄마가 조금 힘들었을 뿐 우리 아이는 긴급 보육이 필요하지는 않았기에 집에서 또 한 달을 보냈다.
그리고 5월.
드디어 선교원의 정상 보육이 시작되었다.
4세 반 막내들은 3월에 겪었어야 했을 ‘분리불안’을 5월이 되어서야 겪으며, 불안한 눈빛으로 선교원 차에 올라탔다.
요한이는 눈물 한방을 흘리지 않고 씩씩하게 등원했지만,
막상 선교원에 도착해서는 까칠남으로 변해 있었다고 한다.
선생님이 물어봐도 대답도 안 하고,
교구 가지고 놀자고 해도 싫다 하고,
그저 새초롬, 새초롬.
그러던 중 선생님께서 하사하신 마이쮸 하나에 아이는 기분이 풀어지고 웃고 떠들기 시작했다고 한다.ㅎㅎㅎ
둘째 아이의 첫 등원이 감격스러웠다.
일상을 찾아가고 있다는 그 사실도 행복감을 줬지만,
우리 꼬마가 벌써 선교원엘 가다니...
벌써...
벌써...
마음 한켠이 찌릿찌릿했다.
아이가 대견한 것은 물론이고
이유도 모를 감사가 넘쳤다.
시작이라는 단어가 주는 감격과 설렘, 그리고 희망까지도 이번 코로나 사태를 지나며 더욱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엄마랑 집에서 동생이 오기만을 기다리던 형아는
동생이 하원 하자마자
그야말로 ‘얼싸안아’ 준다.
1년에 몇 번 없는 진풍경.
동생을 대견한 눈으로 바라보며 질문 세례를 퍼붓는다.
“요한이 안 울었어? 요한이 친구 많이 있어? 요한이 제일 좋아하는 친구 누구야? 요한이 선생님 말씀 잘 들었어?....”
그리고-
동생을 안아주고 쓰다듬어 주고,
새로 산 강아지를 대하듯 조심스레 대한다...
아마도...
‘내가 4년을 보낸 그곳에
너도 드디어 들어갔구나’
하는 대견함과 감격 비슷한 것을 첫째 아이도 느꼈으리라.
둘째의 첫 등원 소식을 양가의 카톡방에도 사진으로 알려드렸다. 축하 메시지가 쏟아졌고, 카톡 메시지를 배우신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아버님도 고맙다는 말씀을 꾹꾹 눌러써서 보내 주셨다.
둘째 아이의
‘시작’이 온 가족을 설레고 행복하게 만들어주었다.
두 달 반의 절제된 생활에서 온 답답함을
깨끗하게 씻어 내려주는 소중한 ‘시작’이었다.
두 아이는 더욱 돈독해지고,
엄마는 약간이나마 숨통이 트인 것을 느꼈고,
아빠는 그저 대견하고 예뻐 죽겠고,
할머니 할아버지는 행복한 세월의 흐름을 느끼셨을 거라 예상이 된다.
코로나가 우리 일상을 바꾸어 놓았듯이,
이 작은 ‘시작’도 우리를 새로움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조금 더 긍정적이고 밝은 곳으로.
그래,
그때 ‘코로나 19’라는 바이러스가 있었지...
하는 날이 곧 다가올 것이다.
‘시작’ 덕분에...
(배경 사진 출처. Pinter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