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에 맞이한 첫 스승의 날.
2020년 5월 15일.
스승의 날.
학급 교실에도 한번 들어가 본 적 없는
1학년 2반 소속 우리 아들에게-
오늘은 스승의 날이라는 이야기를 해 주는데...
아이도 어찌할 바를 모르는 눈치다.
교실에서 마주 앉아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선생님께
감사를 드려도 되는 건지 아닌 건지 애매하고 난감한-
코로나 성수기 ‘스승의 날’.
온라인으로
전국의 일 학년 친구들과 소속감을 다지며,
한두 달을 보내온 터라
‘월계 초등학교 1학년 2반’이라는 것이
우리 아이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까, 참 궁금했다.
처음에는 EBS채널에서 자주 만나는 호랑이 선생님이 1학년 2반 담임 선생님인 줄 알았던 이삭이.
그런 게 아니라는 이야기를 여러 번 해 주었지만,
생각날 때마다
“호랑이 선생님이 우리 선생님이야?”
하고 묻던 이삭이.
2-3주 전 학습 꾸러미를 받던 날
처음 뵌 담임 선생님을 보고 나서야-
이삭이는
1학년 2반의 담임선생님은 따로 존재하신다는 것을 정확히 인지하게 되었다.
그날 이후,
이삭이는 이제 누굴 그리워해야 할지 알게 되었다.
다시 스승의 날 -
김영란법도 있고...
원래 스승의 날이란
아이의 마음 담긴 편지보다 더 귀한 선물은 없으리라
조심스레 짐작을 하며,
이런저런 고민 없이 아이에게 편지 쓰기를 제안했다.
이삭이는
글씨 많이 쓰는 편지 말고,
그림 많이 그리는 편지를 쓰고 싶다고 했다.
그래,
그러자고-
한창 켈리 연습용으로 잘 쓰고 있는 빈 엽서 한 장을 이삭이에게 건넸다.
카네이션을 닮은 빨간 꽃 한 송이,
그게 아니면
동그란 얼굴에 눈코입을 정직하게 그려 넣은 선생님의 얼굴을 가져올 줄 알았는데...
이삭이는
선생님에게 바닷속 이야기를 선물하고 싶다고 했다.
상어와 오징어, 조개, 그리고 잠수함까지 골고루 들어차 있는 바닷속 풍경을 엽서에 담아왔다.
‘스승의 날 선물 치고는 좀 그런데....’
하는 마음이 들 뻔하는 걸 꾹꾹 접어 넣었다.
입학 한지 3개월이 다 되어 가는데,
선생님 얼굴은 딱 두 번 마주했고,
그 마저도 마스크 때문에 가려져 있었으니-
아이가 선생님의 얼굴을 그려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었을 텐데, 나도 참...
아이에게
“왜?”는 묻지 않았다.
아이가 바닷속 풍경으로 선생님께 감사를 전하고 싶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짤막한 감사인사를 담은 동영상과(쪽~소리 내는 공중부양 뽀뽀도 첨가해서) 그림엽서 사진을 선생님께 문자 전송으로 보내드렸다.
이걸로
스승의 날 행사는 마무리를 지었다.
아이도 나도,
코로나 바이러스 덕에-
참 많은 걸 처음으로, 또 처음으로, 그리고 난생처음으로 -
해보고 있다.
그리고-
학교 문턱도 밟아보지 못한
우리 첫째 아이는,
오늘도
학교에 가는 날을 손가락으로 세어보며
간절히 기다리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