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코로나 시대의 신입생입니다.
봄의 끝자락과 여름의 시작점에
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아이의 첫 등교일이 다가왔다.
아이와 집을 나설 때 꼭 안아주며 응원의 메시지와 함께 기도를 해 주었다. 아이의 처음 가는 길 축복하는 마음을 담아 토닥여 주었다.
아파트 옆 통로의 친한 친구와 마침 같은 반이 되어
일찌감치 만나 학교로 향했다.
아이들의 눈빛과 걸음걸이에는 설렘과 긴장이 적당히 섞여 있었다.
집에서 학교까지는 걸어서 3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라
엄마가 감상에 빠질 틈도 없이 학교 앞에 도착했다.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여러 갈래의 줄로 나뉘어 기다리다가 차례가 돌아오면 학생들은 학교 건물로 입장을 했다.
분주하고 어수선한 분위기 가운데에도
구간 구간마다 동원되어 있던 선생님들 덕에 아이들은 혼란 없이 무사히 등교를 했다.
우리 아이의 차례가 되었다.
아이는 조금씩 긴장하기 시작했고,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실내화로 갈아 신고, 손세정을 한 뒤 학교로 들어갔다.
아이의 등 뒤에 대고
“이삭아 잘 갔다 와 ~이삭이 파이팅!”
하고 아무리 외쳐봐도 아이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선생님만 바라보며 걸어 들어갔다.
아마도 엄청나게 긴장을 했을터-
유리문을 통해 아이가 1학년 2반 팻말 앞에 줄을 서고
선생님을 따라 들어가는 모든 장면을 눈으로 쫓았다.
마스크를 쓴 게 다행이었다.
아이가 멀어지는 모습을 보는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이건 비밀인데,
지금도 어제의 그 장면을 생각하면 눈가에 눈물이 고인다.
그 눈물에는 아마 여러 가지 의미가 있을 것이다.
아이에 대한 대견함,
우리 부부에 대한 대견함,
걱정과 감사,
그리고 아이에 대한 그리움 비슷한 감정..
아무튼 눈물 많은 엄마는
첫 아이의
첫 등교일에
눈물을 감출 수 있는 마스크 덕을 보며 집으로 돌아왔다.
당장 아이의 등교일 다음날부터는
나도 출근을 재개해야 했기에,
아이는 등교 첫날부터 돌봄 교실로 하교를 했다.
아이를 보내 놓고,
오래간만에 오전 시간에 텅 빈 집을 바라보았다.
‘우리 집, 사실은 별로 안 시끄러운데...’
‘아이를 돌봄 교실에 맡기면서까지 내가 출근을 하는 게 맞는 걸까?’
아무튼 답도 안 나오는 별생각을 다 했다.
그래서 생각을 접고 청소를 시작했다.
나의 청소 동반자 ‘터보(우리 집 효자 로봇청소기)’를 작동시켰고, 아침 설거지를 했다.
그리고 홀로 글 쓰는 시간을 즐겼다.
홀로 밥 먹고 홀로 차를 마시며 책을 읽는 시간을 즐겼다.
오후,
아이를 찾으러 갔다.
벌써부터 장난을 치며 돌봄 선생님 손을 잡고 나왔다.
학교는 재미있는 곳이라는 아이의 말에
모든 근심이 눈 녹듯 사라졌다.
아이들 간의 접촉을 막기 위해 70분씩 수업을 붙여서 하느라 힘들었을 텐데도, 이삭이는 마냥 신났다.
화장실에 가고 싶을 때는 머리 위로 크게 하트를 그리면 되니까 괜찮고,
선생님이 물을 마시자고 할 때 물통을 꺼내서 마시면 되니까 목마른 것도 참을 수 있어서 괜찮다고-
아이는 말했다.
그리고 우린 집으로 돌아와
이삭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이삭이가 좋아하는 보드게임을 한판 하며 느긋한 오후를 즐겼다.
특별한 시기에
선생님과 아이들 모두 이전보다 더 어렵고 복잡해진 환경 속에서 고생하는 모습이 보인다.
멋모르고 즐거운 아이들 보단 선생님의 긴장과 어려움이 더 크겠지...
어쨌거나
사회의 넘치는 우려 속에
아이들은 등교를 시작했다.
이 아이들과 부모들, 그리고 교사들이 하나 되어
우리 아이들을 잘 지켜 낼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