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그 후 일주일

층간소음 문제를 풀어 나가고 있습니다.

by 다니엘라

지난주 토요일.
층간 소음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아랫집의 편지를 받은 지
만 일주일이 되었다.

편지를 받은 그 순간 이후로 우리 가족은
까치발, 그리고 살금살금 걷기를 생활화하고 있다.

둘째는 아직까지 이 상황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지만
첫째는 이해하고, 정말로 조심하기 시작했다.

평소에도 통제가 많은 엄만데,
강력한 통제 건을 하나 더 늘리고 보니 -
‘자유로운 영혼’의 아들에게 참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층간소음 문제는 지금으로선 양보가 어렵다.

조심조심하려는 의지적인 노력으로
정말로 우리집은 많이 잠잠해졌다.
문도 살살 닫고, 걸음걸이도 조심하고,
아이들 놀이방에 깔아 두던 폴더 매트도 다시 거실에 모두 깔아 놓았다.

아이들도,
뭔가 자꾸 감지가 되나 보다.
오래전에 가지고 놀던 요괴 메카드 장난감들을 꺼내와
매트에서 역할극을 한참을 하며 놀곤 한다.
책을 꺼내 읽는다 -


그리고 밤 아홉 시 이후에는 무조건 취침 모드.
아이들이 좋아하는 ‘호만두 놀이’ ‘탱크 놀이’도
지금은 모두 중단되었다.
(두 놀이 모두 아빠와 침대를 오가며 먼지를 피우며 몸으로 뛰노는 층간소음에 취약한 놀이.)
노체 북카트를 주섬주섬 챙겨 와 책을 읽고
누워서 조잘조잘 떠들다 잠이 든다.

그리고 아이들의 등원과 나의 출근 후
오후 네시쯤 까지는 집이 텅 빈 상태가 된다.

오후에 귀가를 하면 아이들과 동네 상점도 들르고
놀이터와 아파트 광장을 돌며
아이들이 밖에서 맘껏 뛰어놀 수 있도록 격려한다.
집보다는 밖에서 아이들의 놀이 시간을 채워나간다.

그리고,
우리 아파트 단지 내에 나와 있는 1층 매물들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이사를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우선은 알아보기로 했다.

그리고 집안의 바닥 전체에 매트를 시공하는 방법도 있다고 해서 ‘가격은 좀 매섭지만’ 알아보고 있다.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은 해 보기로 했다.

육아도,
층간 소음도 모두 초보인
우리 부부는-
층간 소음에 대한 지혜가 담긴 대안들을 생각해내고 하나하나 실천해 보기로 했다.

엊그제-
피하고만 싶던 아랫집 아주머니와 마주쳤다.

아이들과 킥보드를 한참 타고 들어오는 길이었다.

아랫집 분들을 만나면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아직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마. 주. 쳐. 버. 렸. 다.

아랫집 아주머니께서 활짝 웃으며
그 어느 때보다 밝게 인사하신다...
“안녕하세요!”

나도...
따라 웃으며
“안녕하세요!” 했다.

웃으며 짧은 인사만 나누었을 뿐인데-
내 마음에 빛이 조금씩 새어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랫집의 항의편지가
층간소음 문제의 시작점이 되긴 했지만,
관계의 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는 생각을 하자,
안도가 되었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문제와 이 상황이
참 밉고 유감스럽지만,
사람은 미워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마음을 채웠다.

어쨌거나 층간소음이라는 쌀자루는 이미 쏟아졌다.
이 쏟아진 쌀들을 어떻게 상하지 않게 다시 담을지,
어떻게 잘 마무리하고 쌀자루를 여밀지-
이제 그 과제만 남았다.

조심하며-
대안을 찾고-
우리 가족과 이웃에게 최선의 것을 찾기 위해
남편과 나는 머리와 마음을 모을 것이다.

층간소음 항의,
그리고 일주일-
나와 내 가족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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