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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들여 자는 것에 대하여

무조건 바쁘게 사는 게 정답이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다

by 이정인

지난여름 정말 많이도 아팠던 것 같다. 심하게 아팠다기보다는 자주. 밝은 시간대가 많으니 잠도 못 자고 더위에도 민감해 에어컨 앞에 잠들다 보면 너무 자주 감기에 걸렸었다.


나이 탓인지

계절 탓인지


세상의 메시지는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잠과 관련해서도 예외가 아니다. 과거에는 5시간 이하로 자야 성공신화를 쓸 수 있다고 부추겼지만, 요즘은 7~8시간 잠을 자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잠자는 시간에 대해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간헐적이지만 워치를 손목에 차고 나의 수면의 질을 부지런히 체크하고 있다(모델이 구형인 탓도 있겠지만 워치가 좀 더 가벼웠으면 더없이 좋겠지만). 흥미로운 것은 코 고는 시간이 얼마인지 어떤 소리로 골았는지 녹음이 되니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사실 내 주변에는 이 기능을 활용하지 않는 사람이 많은 탓인지 이런 얘기를 들려주면 굉장히 신기해한다).


수면점수를 체크하면서 알게 된 것인데 단순히 잠을 주어진 시간 안에서 잘 자는 것이 아니라 절대적인 시간도 중요하다는 점이다. 새벽에 잠시 깨서 확인한 수면점수는 50점 대이지만, 2시간 정도 더 잠들고 깨어서 보면 70점대다. 내 수면점수가 낮았던 것은 단순히 잠을 깊게 못 자서가 아니었다. 실제 잘 안 자고 있었던 탓이었다.


공들여 자려고 노력한 탓에 아침에 수면점수를 확인하고 안도하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 그냥 잘 잔 게 아니라 나의 수면의 질이 수치로 입증되었으니. 잘 잔 날은 몸도 마음도 가벼워진 듯했다.


분초시대와 과부하 된 정보의 틈바구니에서 살아서일까. 잠을 아깝다고 생각하기 쉽다. 자칫 놓치기도 쉽다.

그러나 잠은 건강과 직결되고 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왜 새벽에 깨서 뭔가를 해야만 시간을 효율적으로 쓴다고만 생각했을까 싶었다.


새벽에 무리하게 일어나려 하지 않는다. 일어나지 못했다고 자책하지도 않는다. 그저 많이 자면 잘 잤다고 좋아한다. 세상 바쁘게 살 것 같은 워킹맘. 그것도 쌍둥이 워킹맘에게 어울리지 않는 소리일까.


무리하게 살지 말자. 욕심내지 말자. 잘 쉬자. 그게 건강한 거라 생각한다. 잠을 줄여서 얻은 최선은 자칫 건강을 앗아갈 수 있다는 걸 명심하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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