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군 군가 "최후의 5분" 1절
※ 동영상 링크 출처: 유튜버 '쫀득스'님 https://www.youtube.com/watch?v=iPkNMgC0gpg&t=68s)
산티아고를 향하는 길을 걷다 보면, 순례자들 간에 일종의 '전우애' 같은 것이 싹튼다. 나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그들도 내가 느끼는 육체적 고통을 동일하게 느끼고 있음을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리 에너지가 없어도 나를 지나가는 순례자가 있을 때면 늘 ‘부엔 까미노(Buen Camino, 우리말로 "좋은 여행 하세요, " "좋은 길 되세요")’를 외치며 서로를 응원했던 것 같다.

나에게 이와 비슷했던 감정을 느꼈던 시기는 대학생 때 고시공부를 하던 시기이다. 나와 같은 공부를 하고 있는 내 친구들도 내가 느끼는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동일하게 느끼고 있음을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고, 친구들의 눈만 봐도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전우애를 느꼈던 한 친구와 오랜만에 연락이 닿았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직접 만나 이야기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서로의 앞으로 살아갈 날들을 응원하며 대화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내 마음엔, 친구가 했던 여러 가지 말 중 한 마디가 여전히 잊히지 않고 마음을 먹먹하게 하고 있었다.
친구의 이 말을 계속 곱씹던 중, 산티아고로 향하던 길 위에 서 있던 어느 날이 떠올랐다. 그 날은, 우리가 레온(León)이라는 도시로 점프를 하기로 결정하고 실행에 옮기던 날이었다. 같은 알베르게에서 묵은 다른 순례자 두분도 각자의 이유로 기차를 타야 했기에 아침 일찍 함께 알베르게를 나서서 기차역으로 걸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걷고 기차역에서도 대화가 끊이지 않아 심심하지 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이런저런 대화를 하던 중, 독일 순례자 한 분이 본인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사실 내 일정은 완전히 꼬였어요. 이 순례길을 걷기 전에 이 까미노 경로에 있지 않은 다른 도시에 친구를 만나러 잠깐 들렸었는데, 그때 친구를 만나고 순례길로 올 때 탔던 버스에 내 가방을 두고 내렸지 뭐예요. 그래서 그 버스회사에 전화를 하고 며칠 기다린 끝에 버스회사에서 전화가 왔어요. 그 회사에서 내 가방을 찾을 수 있는 도시를 알려줬는데, 그 도시가 이 까미노 경로에 있지 않아서 나는 오늘 이 기차를 타고 그 도시로 나갔다가 레온이라는 까미노 경로에 있는 도시로 다시 들어가서 걸어야 할 것 같아요.”
나와 남편은 독일 순례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순례자가 느끼고 있는 감정에 격하게 공감하며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부득이하게 까미노를 이탈해야 할 수밖에 없으시구나…’
그런데 독일 순례자의 이야기를 다 들은 스페인 아저씨가 갑자기 이렇게 한마디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