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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문규 Nov 04. 2023

용기

특이점

차라리 처음부터 혼자였으면

슬퍼질 일도 없었을 거야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이

내 곁을 떠나갈 때

새벽마다 그들이 떠나간 이유를 곱씹으며

애처롭게 붙들어 매지 않았을 거야

누군가 내게 말했었지

너는 용기가 없는 사람이라고

그래, 나는 사랑받을 용기도

사랑을 줄 수 있는 용기도 없는 사람이야

매번 상처 입고

괴로워하는 밤을 보내다 보니

비겁하게도 나의 하늘은 그늘져 있어

겹겹이 쌓인 구름들로

스스로를 에워싸고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예민하지

더는 상처받고 싶지 않아

더는 내 사람을 잃고 싶지 않아서

용기를 내는 법을 잊어버렸어

차라리 모든 것이 없었던 일로 기억하고 싶어

상처받지 않은 나로 새롭게 시작하고 싶어

모두를 사랑해 줄 거라 말했던

순수했던 나로 돌아가고 싶어

아아, 애처롭다

애처로워

소름 돋을 정도로 내가 싫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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