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엇?
3년 전 직장을 그만두면서 프리랜서 작가가 되었다.
프리랜서가 된다는 것은 사생활과 업무의
경계선이 와르르 무너져 버린다는 의미이기도 한데,
내가 오전 7시에 일어나든 오후 12시에 일어나든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의미인
동시에 아무 일도 하지 않게 되는,
그냥 동네건달이 되기 딱 좋은 위치가 되는 것이었다.
아무런 루틴이 없던 시절, 심할때는 오후 4시에 일어나는 일이 허다했다.
다른 사람들은 두끼의 밥을 먹고 활동을 마무리하거나 한창하고 있을 시간.
그 시간에 눈을 뜨는 것은 꽤나 자책감이 드는 짓이었는데
그런 짓을 감행해도 누구 하나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는 달콤함도 동시에 존재했다.
생활 습관 개선이 시급했다.
일단 익숙한 수순인 운동을 시작했다.
헬스를 끊고 아침에 일어나면 바로 헬스장에
출첵하기로 마음 먹었다.
오전 7시에 출첵하기도 했고 오후 12시에 출첵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단 출첵했다는 게 중요했다.
그리고 난 뒤 밥값을 아끼기 위해서 집에 들러 밥을 대충 챙겨먹는다.
밥 값은 아껴도 커피값은 아낄 수 없기에 그 다음 일정은 카페 출첵이다.
쓸게 딱히 없어도 일단 앉아서 뭔가를 끼적이거나
인터넷 서칭을 한다.
그렇게 두세시간을 비비적 거리고 있다보면 지겨워진다.
하지만 집에 돌아가면 일자로 누워 유튜브 숏츠나 볼게 뻔하므로
조금만 더 버텨준다.
지금은 뭔가를 와다다 쓸 수 있는 단계가 아니므로
시간은 정말 안간다.
뭘 쓰지? 정말 생각이 안난다. 뭐가 재밌을까. 난 뭘 쓰고 싶지.
이런 생각을 무한 반복하는게 매일 하는 일이므로
점점 더 나 자신이 무용해지는 것을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일을 멈출 수는 없다.
일단 나는 ‘쓰는이’ 로서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그래서 브런치도 다시 쓰기 시작했다.
일상이야 매일 발생하는 것이고
이런 나의 일상을 봐주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니까.
단정하지 못한 나의 글을 봐주는 분들이 있어서 감사하다.
매일매일 이런 기승전결이 희미한 글을 써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