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선미 교수님은 부모의 역할은 "자녀를 완전히 독립시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자녀 스스로 필요한 교육을 받고, 적절한 인성을 갖고, 충분한 인간관계를 경험한 상태에서 결국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독립시키는 것이 부모 교육의 목적이고, 그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뒤집어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만약, 다른 집 아이들은 인성 교육도 하고 공부도 하고 여러 경험도 하느라 바쁩니다.
우리 집 아이는 오로지 국어, 영어, 수학에 집중한다면, 월등한 성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시간은 제한되어 있습니다. 제한되어 있는 시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방법은 자녀가 학업에 집중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시간 관리를 잘하여 우수한 대학에 입학시킬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녀를 키우고 있는 부모 입장에서는 다른 집 아이들이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배우고 있는지가 궁금합니다. 우리 아이가 혹시 무언가를 빠뜨리고 배우는 것은 아닌지 늘 불안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 집 아이가 더 많이 배우고 더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바라게 됩니다.
자녀가 스스로 공부 계획을 세우고 묵묵히 실천하여서 우수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면 그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을 것입니다. 매우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계획이 완벽해야 하며, 실천 의지도 투철해야 하고, 그것이 우수한 성적으로 연결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개발되어 있는 방법론이 있고, 그 방법론을 돈으로 살 수 있다면, 시행착오를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자녀가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는 확률이 올라가게 됩니다. 아빠의 경제력, 엄마의 정보력이 필요한 시점인 것입니다. 역할이 나누어집니다. 자녀는 주어진 임무를 열심히 하는 사람, 부모는 방법론을 제시하는 사람으로.
실제로, 저도 비슷한 사람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저도 두 번째 직장인 전략컨설팅펌에 다닐 때, 비슷한 사람을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그분은 매우 똑똑한 사람이었습니다. 이해관계에 밝고, 자신에게 유리한 것과 유리하지 않은 것을 판단하는 능력이 뛰어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흠도 있었습니다. 스스로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는 능력이 부족했습니다.
Raw Data에서 문제를 찾아내고, 그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방법을 고민하는 능력은 부족했습니다.
구글에서, 다른 참고문헌에서 필요한 내용을 찾는 것은 제법 잘했습니다. 팀장의 지시사항이 명확할 때에는 비교적 일을 잘했지만, 보고서의 한 부분을 맡아서 진행하는 능력은 부족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스스로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이 없었습니다.
"엄마가 괜찮은 곳"이라고 해서 입사를 했기 때문에, 그 이후의 커리어에 대한 고민은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