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by 조은서리

아장 아장 걷는 너랑

산책이랍시고 나가게 되면

너는 항상 멈추고 들여다보는 곳이 있었다.

에어컨 실외기.

유독 어느 사무실앞

문밖 땅에 부착된 실외기를 보러

늘 산책을 졸랐다.

어으, 이이, 어어, 어

차를 타고 가다가도

어김없이 누군가의 팔을 끌어당기며 확인시켰다.

어른들보다 시선도 한참 아래면서

어른들의 시선에 와닿지 않는

그곳엔 늘 에어컨 실외기가 있었다.

아직 말이 트이지도 않았으면서

온갖 육성으로 흥분을 표현했었다.

대관령 풍력발전의 거대한 날개를 보았을때

너는

꿈을 꾸는 왕자님이었지.

눈한번 돌리지 않고 바라보던 너를 위해

나의 아버지는 마당에

색색깔 팔랑개비를 세웠지.

빙빙 도는 데에 시선을 두던 너는

지금 시선 둘곳을 찾아 헤매는거 같아

잊지 말아줘

우리의 시선은 언제나 네게 향해 있었다는걸.



20.jpg

사진 핀터레스트

keyword
이전 19화늦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