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끝은 새로운 시작과 이어진다.
그것이 때로는 지긋지긋하더라도 그렇다.
올해 초 <팔레스타인의 생존자들>을 쓰고 나서
분쟁이니, 건강권이니 하는 것들을 아예 잊고 살았다.
이후 달리기를 하면서 지냈다.
발바닥에 닿는 차가운 아스팔트,
그것을 발로 차고 앞으로 나아가듯,
그렇게 살자했다.
최근 몇 년간 퍽 힘을 주었던 작업은,
보건의료의 눈으로 인도주의 위기 상황을 바라보겠다는 것이었다.
어렵사리 취재를 하고 글을 쓰면서
무엇보다 '재미'가 있었다.
협업하던 파트너들과 그만하기로 결심했을때도
별로 후회는 없었다.
어차피 모든 일에는 끝이 있으니까.
그럼에도 했던 일들은 종종 기억이 났다.
달리기를 할 때도,
가자지구에서 4만명이 넘게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거의 항상 생각이 났다.
그러므로 <코드블랙> 연재 브런치북을 시작한다.
어쩌면 진즉 했어야 하는 것이었다.
재미...있게 하려고 한다.
이 연재 플랫폼은 앞으로 국내 소셜임팩트나
국제 구호 분야에서 높은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 볼 작정이다.
나이가 드니 깨달음이란 것이 있다.
항상 좋을 수는 없다.
이것은 연재 글에 대한 일종의 변명 같은 것인데,
내가 쓰려는 글들이 항상 단단할 수는 없다.
애매하거나 별로인 글도 있을 것이다.
누가 그랬다. 중요한 것은 꺽이지 않는 것이라고.
그러거나 말거나 멈추지 않겠다.
응원, 댓글, 비판, 구독, 후원 모두 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