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에는_내 삶에서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단어

질문을 활용한 글쓰기-수필(3)

by 슬기로운힘나

설 명절을 맞이하면서 양가 부모님 댁에 인사를 드렸다. 원래도 친정엄마와는 이런 저런 토론이 많았던 터라 미래계획이라든지 현재의 고민을 곧잘 이야기 했었다. 문득 "2030년에는...?"이라는 단어가 떠올라 친정엄마에게 푸념하듯이 물었다.


"엄마, 지금이 2025년인데 5년 후면 2030년이야. 그 때 쯤에 나는 뭐하고 있을까? 5년 후면 나는 마흔 중반이거든."


친정엄마는 5년 후에는 마흔 중반이 될 것이라는 내 나이를 듣더니, 픽 웃으며 "마흔 중반이면 참 젊다!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 라고 답했다.


나도 엄마의 그런 반응에 덩달아 헤헤, 하고 웃었다. 그래, 엄마의 삶을 생각하니 마흔 중반은 참 젊은 나이에다가 뭐라도 할 수 있는 나이가 맞다. 잠깐 우리 엄마에 대해서 소개하자면 38세부터 아빠 따라 시골에 들어와서는 여자 몸으로 농사며 축산이며 갖은 고생을 다했다. 50대 중반에는 시어머니를 모시겠다는 목표로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셨다. 그게 계기가 되어 60대 중반에 은퇴하신 이후에는 본격적인 요양보호사로 활동을 시작했다. 지금 칠순을 바라보고 있지만 이 업계에서는 단순히 늙어가고 평안하기만을 바라는 은퇴인이 아닌, 현역 중의 현역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동일한 질문을 시댁으로도 가져갔다. 40년동안 은행에서 근무하시다 은퇴하신 아버님. 아버님도 나에게 40대 중반은 젊은 나이이며 전문자격증을 따면 좋겠다는 식의 예를 들어주셨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아버님 당신이 즐겨들으시던 클래식 음반의 중고거래를 하기 위해 강남에 가셨는데, 거기에서 만난 58년생 고객은 법무사와 세무사 전문자격증을 가지고 계셨다. 그분 왈, "체력이 허락하는 한 은퇴는 없다"고 대답하셨다고 한다.


나 역시 2030이라는 5년 뒤의 연도를 말하긴 했지만 요즘들어 가장 많이 생각하는 것은 "은퇴한 이후의 삶"이다. 나이 40이 되기 직전, 정년이 보장되는 직종으로 진로를 고민하다 영어강사에서 공공기관 사무직으로 직종을 변경했다. 정년이 늘어나서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하지만 이 공공기관 사무직이라는 직종 역시 내가 은퇴할 나이 60(혹은 65세)는 여전히 젊은 나이이다. 즉, 60이라는 나이는 예전의 환갑잔치를 여는 노인이 아닌 것이다. 여전히 젊고 하고싶은 일이 많은 60대. 그리고 자의든 타의든 일을 해야하는 나이이다.


그러면서 다음 시댁 방문일을 조정하며 들은 아가씨의 말에 긍정적인 자극을 받았다.

"언니, 저는 O월 O일은 안되요. HSK(중국어자격증) 시험이 있어서 전날은 공부를 해야할 것 같거든요."

일어와 영어는 원어민급으로 잘하면서, 요즘에는 스페인어와 중국어 공부에 열중하는 아가씨. 그런 아가씨를 보면서 성장하는 삶은 이런거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나이 마흔이 되니 이제 더이상 누군가 시켜서 하는 공부의 시기는 지나갔다. 단지,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공부만이 의미가 있다. 그리고 그런 변화를 수용해 줄 수 있는 기술의 발전, 사회의 변화가 생겼다. 일테면 글을 쓰고 싶었는데 브런치같은 여러 플랫폼이 생기면서 바로 글을 올릴 수 있는 작가의 길이 열린것이라든지. 만화가가 되고 싶어서 한창 스크린톤을 사거나 잉크나 펜을 부모님께 졸라서 사야만 했었는데 지금은 아이패드니, 아이패드용 펜슬정도는 살 수 있는 경제적 독립을 이룬것이라든지. 그런것들말이다. 이제 내가 해야할 일은 그저 "시작"만 하면 되는 것인 셈이다.


전문자격증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수에 약해서..."라든지, "나는 문과출신이라서..."라는 변명으로 내가 공부할 영역을 제한을 두어서는 안된다. 찬란한 60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위의 이런 변명은 "60대 이후에는 변화하지 않겠어요"라고 하는 궁색한 변명밖에 되지 않을것이다.


양가 부모님 댁을 방문하고 돌아오면서 앞으로 2025년, 혹은 내 나이 60 이후의 삶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았다. 나는 그 때에도 사회적으로 연결되어 일을 하고 싶다. 단순히 생계에 허덕이며 돈을 벌기 위해서 일한다기 보다는 건강하게 글을 쓰고, 직장을 다니며 사회적 기여를 하는 삶. 그것이 무엇이 될지 어렴풋하게 구상만 해 놓았지만 이번 2025년은 그 구상을 명확하게 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그리고 생뚱맞지만 2025년을 맞이해 읽고 싶은 책 몇가지를 적어두려고 한다. "오늘 내가 무엇을 하겠다"라고 결심만 하고 행하지 않으면 그 결심은 그 이후에도 "나중에~해야지"와 같은 되돌이표처럼 되풀이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일종의 문우님들과 나의 모종의 약속이 되도록 지면을 할애해 버킷리스트를 적어놓는 행위로 이해하시면 된다)


1. 삼국지 6~10권(2024년에 다 읽겠다고 해놓고 5권까지 밖에 못 읽음. 되돌아 보니 고등학생때도 취향에 안 맞아 3권까지만 읽고 포기했던 기억이 있다. 이번년도에는 10권까지 완독해야지)


2. 수호지 1~10권(남동생이 수호지야 말로 인생을 보여주는 것 같다며 강력추천한 책이다)


나의 문우님들 역시 2025년 올 한해, 어떤 소원과 목표를 가지고 있으신지 불현듯 궁금해진다. 오고가며 댓글로 남겨주신다면 성심성의껏 응원을 드리고 싶다. 더불어, 결심을 하셨다면 반드시 이루시는 한 해 되시길 바란다.


당신의 찬란한 미래를 응원하며, 2025년도 화이팅!





keyword
이전 17화마음에 꺼지지 않는 불꽃이 있어야 예술을 하는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