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이 전달되는 과정
나는 속으로 생각한다. 울화가 치밀어서...
"너를 이용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냐?"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이상한 사람 취급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것도 나랑 친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내가 바라보는 그 사람의 가치와 성향이 내가 생각했던 것과 정반대의 경우 나는 당황스럽다. 아직 그릇을 키우는 중이라 더더욱 그런가 보다. 관계 속에서 내가 자꾸 을이 되어가는 느낌이 들면 후퇴하고 싶어 진다. 나는 갑을을 따지지 않고 살아가는데, 그 사람이 나를 을로 생각한다는 게 슬며시 느껴진다. 참 아이러니하다.
좋은 제품, 좋은 사업을 알려주려는 건데 영업사원 취급을 한다.
"누가 하라고 했냐? 사라고 했냐? 그냥 알아만 보라고!!"라는 말이 턱 밑까지 차올랐다가 내려간다. 나는 반은둔형 인간이었다. 육아를 하면서 핸드폰을 잘 안 보았다. 그냥 아이에 집중하거나 책에 집중하거나. 그러다가 사업을 시작하면서 사람에 집중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갑자기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에 대해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다. 지금은 많이 익숙해졌고 시간관리를 계속 해온 덕분인지 나름 잘 분배해서 만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생각했던 방향성이 아닌 흐름은 아직도 힘들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나는 비생산적인 수다가 힘들다. 그래서 엄마들의 친목모임이 없다. 독서모임은 할지언정 브런치모임은 없다. 건강모임은 할지언정 아이들과 함께 키카를 가는 모임은 없다. 나는 엄마들과 미래를 이야기하고 꿈을 이야기하고 싶다. 아이에게 이런 엄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나누고 싶다. 아이가 이런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대화 말고... 나는 이런 50대를 살고 싶다는 목표를 나누고 싶다. 노후걱정을 하는 푸념 말고...
너는 왜 이걸 하냐는 질문을 받으면 나는 웃으면서 말한다.
"나는 하고 싶은 게 진짜 많아. 내가 하고 싶은 게 많은데 아이는 얼마나 더 많겠어? 그거 다 해주고 싶어. 그리고 나도 다 하고 싶어. 그러려면 아이도 내가 시간적으로 케어해야 하고 나의 자유로운 시간도 있어야 하거든. 그 시간과 라이프스타일을 위해 지금 이걸 하는 거야."
내 나이 36살. 지금 이걸 하지 않는다면 나는 직장생활을 할 것이다. 이 일을 하나, 직장 생활을 하나 나는 사회생활을 해서 돈을 벌 것이다. 적게 벌 든 많이 벌든 무언가는 뼈 빠지게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왜 이건 사회생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일까?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하고 5년, 안 하고 5년은 너무나 큰 차이가 난다. 내가 추구하는 것은 이것이다. 하고 안 하고는 너의 선택이다. 하지만 2개월 집중해서 시간을 투자해서 알아보는 건 할 수 있지 않을까? 그 2개월이라는 인생에서는 작은 시간을 투자해서 나의 5년 뒤를 그릴 수 있다면 그게 과연 손해일까?
나는 항상 내가 사업을 이야기할 때 생각한다. 이 친구가 나에게 이 사업을 제안했다면 나는 어떤 반응이었을까? 반대로 생각하면 나는 알아볼 것 같아서 이야기하는데 알아보는 것조차 거절한다. 생각이 많아진다.
남편이 말한다.
"너는 그냥 궁금한 게 많잖아. 누가 뭐 한다 하면 그래도 발은 넣어보잖아. 그래서 그냥 너는 알아볼 거야.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귀찮은 거야. 지금도 그냥 이렇게 평온하게 사는데 그 알아보는 시간이 귀찮은 거야. 그렇게 굴러오는 기회를 걷어차는 거야."
남편과 나는 굴러오는 기회를 어떻게 잘 주웠다. 그 기회를 알아볼 사람을 오늘도 만나기 위해 나는 또 내 사업을 명백하게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