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칠십 살 김순남 Feb 24. 2024

늙은이도 젊은이를 좋아한다

  

내 나이 칠십 네 살, 노인복지관에서 십 오 년을 훌쩍 넘게 강의했다. 언제부턴가 두 해마다 강사 재계약을 해야 했다. 재계약해야 하는 날, 프로그램 담당자가 넌지시 말했다. 


"강사님, 어르신들도 젊은 강사님을 좋아하시더라고요"

    

충격이었다. 괘씸했다. 프로그램 담당자가 아니라 어르신들이. 허긴 이것이 어르신들의 생각인지 새로 온 담당자가 복지관측의 특명을 받고 나이가 제일 많은 나를 밀어내기 위함인지는 모르겠지만 일 분기 수업이 끝날 때마다 하는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하는 말일터이니 어르신들의 마음일 것이다. 내 앞에서는 선생님, 우리 선생님 하던 분들인데 순간 배신감도 들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나도 이순재, 신구보다는 현빈, 박보검이 더 좋으니까.. 늙어도 마음은 청춘이라는 말, 싱싱한 젊음이 좋은 것이야 당연하다. 늙는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갑자기 괘씸하고 외롭고 슬퍼졌다.


이미지 출처 : 픽사베이


이전 09화 새파랗게 젊은 나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