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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용호 Sep 12. 2024

공간 선택의 기준! 구관이 명관!

그렇게 자그마치 600km의 긴 여정 끝에 4개의 매물 후보를 찾을 수 있었다. 더 찾아보고 싶었지만 끝도 없을 거 같은 여정을 계속하기엔 시간도 비용도 한계가 있었다. 어렵게 찾은 후보군들의 조건은 아래와 같다.


1. 의성군 봉양면 소재 / 20평 / 대구 가는 고속도로 바로 앞, 인테리어 깔끔, 앞에 주차장 넓음, 외진 곳에 있어 차가 없으면 통행이 힘듦.


2. 의성군 금성면 소재 / 30평 / 넓은 평수, 높은 층고, 신축, 주차장 넓음, 전경이 탁 트여있음, 주변 동네가 예쁘고, 살게 된다면 금성면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음, 임대료가 가장 비쌈.


3. 의성군 비안면 소재/ 20평 건물 오래됨, 임대료 저렴 ,  오래된 건물이라 내부 인테리어를 다시 해야 됨, 다만 앞에 탁 트인 전경과 무척이나 저렴한 임대료가 매력


4. 의성읍 소재 / 20평 건물 깔끔, 인테리어 사무실이었어서 인테리어도 훌륭, 의성읍내 소재( 시골에서는 읍과 면이 다른데 읍은 시내라고 생각하면 됨), 사람들이 자주 다님, 앞에 도로라서 주차장이 좀 멀리 있음.


가장 마음에 든 매물은 2번이다. 금성면이 의성에서는 관광지에 속하고, 동네도 예쁘고 건물도 신축이라 좋고, 넓고, 층고도 높아서 기분도 좋았다. 다만 한 가지 임대료가 문제였는데 사장님이 40만 원을 깎아 준다고 해도 다른 매물보다 비쌌다. 하지만 욕심이 생겼고, 서울 임대료에 비해서는 저렴한 편이라 충분히 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렵게 내고도 했고(무려 40만 원을 깎았는데!!). 이미 마음속으로는 계약을 마쳤다.


그리고 인테리어를 맡기기 위해 마지막 전문가들과 함께 방문했다.

내가 원하는 컨디션을 해당 공간에 구현할 때 가장 효율적인 곳은? 전문가들의 의견은 달랐다. 4번을 추천했고, 1번을 그다음으로 추천했다. 3번은 비용적으로 다 뜯어고치는 건 임대료 보다 공사비가 더 나온다는 의견이었고, 2번은 컨디션은 좋은데 공간이 넓어 비용 자체가 많이 나온다는 얘기였다.


낭만과 현실은 늘 괴리가 있다. 그것이 인생을 더 재밌게 만든다.

결국 선택은 1번이었다. 이유는? 아침에 오늘의 운세를 보니 '구관이 명관이다.'라는 문구를 봤다.

그리고 가장 먼저 본 매물을 선택했다. 600km의 여정과 한 달의 노력이 오늘의 운세 단 한 문장에 의해 결정되었다. 이 얼마나 단순한 삶인가. 더 무상할 수 있단 말인가.


근데 그 선택은 옳았다. 지금은 너무 마음에 든다. 가끔 다른 매물을 택했다면 어땠을까 생각이 든다.

2번 매물은 임대료가 너무 비싸고, 난방비, 전기세를 감당하지 못했을 거다.

3번은 어쩌면 아직까지 건물에 문제가 있어 고치고 있을지도 모르고

4번은 주차장이 너무 멀다. 시골에서 이건 정말 끔찍한 일이다.


구관이 명관이라던 그날의 운세가 맞았을지도, 아니면 그날의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하며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날의 선택은 후회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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