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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용호 Sep 12. 2024

사업장 찾아 600km!!

시골은 웬만해서는 부동산이 없다. 개발 특수 지역이거나 매물이 유동인구가 좀 있는 읍, 면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그런 어떻게 매물을 구할 수 있나. 이장님을 찾아가라고 하더라. (티브이에서만 봤던 이장님이 시골 동네에선 생각보다 엄청 많은 일을 한다. )


침대에 드러누워 스마트 폰으로 수백, 수천 개의 원룸을 구경하던 시절이 있었다. 세상 참 좋은 것을 그땐 왜 몰랐는지. 의성에서는 당연 그런 것이 없다. (궁금하면 직장에서 의성지역을 검색해 보면 안다.) 서울 도시 놈이 그런 것을 알리도 없고, 사업장은 구해야 하는데 어디 가서 구하겠는가. 일단 의성지역에서 몇 없는 부동산을 검색하고, 부동산을 무작정 찾았다. 


부동산 사장님들은 왜 그렇게 다들 시큰둥하신 지. 반응이 없다. 경상도 지역 사장님들이 원래 무뚝뚝하기도 하고, 날도 덥고, 내가 구하고 싶은 매물은 수수료도 적고. 서울 사람이 와서 까탈스럽게 굴 거 같으니 경계를 하는 것도 있겠다. 그냥 가서 이것저것 물어도 관심도 없다. 이장님을 찾아가란다. 


그래서 이장님을 찾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장님도 소용은 없다. 찾는 매물을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사업장이니까. 동네 촌집을 구하는 것이 아니니까, 이장님이 알려 주시는 물건들은 대체로 빈집, 촌집, 빈 땅 이런 것 들이다. 이사를 하거나 건물을 새로 짓는 것이라면 이장님을 추천한다. 


발품, 귀품, 손품을 팔아 알아본 결과, 시골에서 사업장 매물을 구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1. '임대'라고 쓰여 붙여진 공간을 다 무작정 찾아다닌다.

2. 의성군청 알뜰장터(삽니다 팝니다) 같은 직거래 장터를 이용한다.

3. 당근마켓을 이용한다.(놀랍다. 시골에서도 당근 마켓은 열렬하다.)


나는 세 가지 방법을 다 썼다. 정말 많이 돌아다니고, 정말 많이 봤다. 

한 달 정도 찾아다녔는데 600킬로는 넘게 돌아다닌 거 같다. 정보도 없고, 그냥 사람들이 어딘가 '있을 것 같다'라는 말만 들으면 무작정 찾았다. 의성이라는 시골 지역에서 안 가본 곳은 거의 없던 것 같다. 근데 그렇게 다녀보니 알겠더라. 의성 정말 예쁘다. 살아보고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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