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누구랑 했던 대화인지는 모르겠다. 초등학교 4-5학년때쯤 부모님 지인의 집에 놀러 가서 어떤 여자어른과 했던 대화인데,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 걸 보면 그 개념이 상당히 충격적이었거나 신선했나 보다.
그 어른은 식탁 옆에 서서 피스타치오 라는 처음 보는 견과류를 까 먹고 있다. 내가 다가가서 묻는다.
그게 뭐예요?
이거 피스타치오 라는 거야.
맛있어요?
아니 그렇게 맛있지는 않은데…
그럼 왜 먹어요?
입이 심심해서.
…?
응? 입이심심하다니? 너무나도 충격적이라 더 이상 대화를 나눌 수 없었다. 입이 심심해서 먹는다니. 먹고 싶어서 먹는 게 아니라 입이 심심해서 먹는다니… 물론 지금은 이해할 수 있다. 나도 이따금 의미 없이 반복적으로 입에 음식물을 들이 붓는 경우가 있으니…(이런 행위 뒤에 더부룩함과 불쾌함을 느끼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곤한다.) 여전히 입이 심심해서 먹는 행위에 부정적 견해이지만, 입이심심하다는 것을 느낀다는 건 어른이 되었다는 증거이기도 한 것 같아 조금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볼까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