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알~간 단풍잎

by Nemo

초등학교 3학년 때였나, 지나가는데 정말 새빨갛게 예쁜 단풍잎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그렇게 선명하게 빨갛고 예쁜 단풍잎은 처음 봤다. 너무너무 가지고 싶었다. 책사이에 끼워서 두고두고 간직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엄마를 무척 사랑했다. 심리적인 이론이나 용어는 모르겠지만 아마 집착의 일종이었을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로 엄마를 위해서라면 뭐든 하려고했다. 울 엄마가 기뻐했음 했다. 짧은 망설임 뒤, 엄마에게 그 단풍잎을 선물로 드렸다.


며칠이 지나, 나는 엄마의 수첩에 대충 끼워져서 쪼글쪼글해져 버린 팥죽 색깔로 변한 한 때 참 예뻤던 단풍잎을 보았다. 단풍잎은 두꺼운 책에 끼워놔야 예쁘게 마르는데, 수첩에 대충 박아 놓은 모양새였다. 그럴줄 알았음 그냥 내가 가질 것을… 눈을 감으면 여전히 그 맑고 밝은 붉은색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이후 엄마에게 항의 아닌 항의를 했는데, 엄마는 그런 얘기라면 몹시 피곤하다며 나의 항의에 되려 화를 내셨다. 뭔가 억울하고속상했지만 그 이후로 나는 단풍잎 이야기를 다신 꺼내지 않았고, 그렇게 예쁜 단풍잎과 또 마주치지도 않았지만, 엄마에게 단풍잎을 가져다 주는 수고로움은 되풀이하지 않았다.


그 단풍잎… 정말 예뻤는데… 미련미련미련 x 9999999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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